13일 금통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와 달리 특정 업권에 집중된 위기 아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국내 부채 감축(디레버리징)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80% 수준까지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란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해 한국의 GDP 순위가 10위에서 13위로 하락한 데 대해서는 환율에 따른 단기적인 순위 변화라고 평가하며 언제든지 다시 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부채 규모가 컸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는 과정이 아무런 문제도 없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최근 발생하는 문제가 특정 업권(섹터)이 아닌 개별 기관 단위로 발생하고 있어 순서대로 대처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금융계가 과거와 달리 특정 업권이 전반적으로 위기에 몰리는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과거보다 부채 규모 자체는 확대됐지만 여러 규제가 작동하고 있어 특정 업권에 위기가 집중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이다.
이 총재는 “일례로 작년 말 레고랜드 사태 당시 증권사들이 전부 문제인 것 같았지만 몇몇 증권사가 (위험에) 노출됐지만 해결됐다”며 “새마을금고도 그 안에서 건전한 곳이 있고 위험 노출 규모가 큰 곳이 있어 개별적으로 많이 흩어져있기 때문에 많이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의 GDP 순위가 10위에서 13위로 밀려난 것과 관련해서는 “환율변동에 기인한 단기적인 순위 변화라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국제유가 오르면서 결과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많이 떨어졌는데 환율에 따라 얼마든지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GDP 규모보다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한 저출산·고령화·기업경쟁력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이 총재의 시각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한국이 구조조정을 미뤘기 때문에 기업경쟁력이 많이 둔화했다”며 “저출산 흐름은 정해진 미래라기보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얼마든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장문기 기자 mkmk@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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