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신문 토대로 '상장기업 제주 유치협약식' 구체적 계획 시점 수정
오 지사 측 변호인 "기본적인 전제사실 잘못됐다고 검찰 판단한 결과"
법원 출석하는 오영훈 제주지사 |
제주지법 형사2부(진재경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영훈 지사 등 3명에 대한 8차 공판을 진행했다.
오 지사 등은 6·1 지방선거 공식 선거 운동 기간 전인 지난해 5월 16일 선거사무소에서 도내·외 11개 업체와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 협력 업무협약식'을 열고 이를 언론에 보도되게 하는 방식으로 사전선거 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역 상장기업 20개 만들기는 오 지사의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또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 대비한 지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캠프 내 선언문 작성자를 지정하고 초안을 만들어 이를 여러 단체를 통해 발표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불법 경선 운동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해 재판부 허가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기소 당시 오 지사 등이 첫 미팅을 한 같은 해 3월 29일 오 지사의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모여 공약 실천과 대외 홍보 방안으로 고모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를 통해 협약식을 개최하기로 모의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검찰은 이날 이 내용을 "오 지사 등이 지난해 3월 29일 오 지사의 국회의원 지역구 사무실에 모여 모종의 협의를 한 후 같은 해 5월 이를 구체화해 협약식을 진행했다"고 바꿨다.
검찰은 협약식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시점을 변경했을 뿐 이를 공모한 시점은 기존 공소장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오 지사 측 변호인은 검찰이 협약식을 기획한 이모씨와 협약식 참여 업체를 모집하고 개최 비용을 지불한 고씨 등 피고인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하고 보니 기본적인 전제 사실이 잘못됐다고 판단, 공소장을 변경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변경된 공소사실이 기존 공소사실 동일성을 해하지 않아 공소장 변경에는 동의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부인했다.
오 지사 측 변호인은 "검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피고인 이씨조차도 검찰 공소사실과 달리 지난해 3월 29일 만남 때 협약식 관련 특별한 내용을 논의했다거나 심지어 협업에 대한 대화조차 나눈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변경된 공소장 내용도 증인 진술 내용과 객관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오 지사 측 변호인은 이어 "증인 신문을 하면서 오 지사가 협약식 개최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열린 6차 공판에서 협약식을 기획한 이씨는 "첫 만남 자리에서 당시 민주당 도지사 후보였던 오 지사 공약을 구체화 혹은 현실화하기 위한 협업을 논의 한 사실은 없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고씨가 '협약식과 같은 그림 하나 나올 수 있도록 할 수 없을까'란 제안을 했고, 이를 시작으로 이 사건 협약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민주당 도지사 후보 선출 과정에서 오 지사 지지를 선언한 교수와 청년 등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당초 증인 5명 출석이 예정돼 있었지만 2명은 출석하지 않았다.
오 지사 등에 대한 9차 공판은 오는 7월 19일 오후 2시께 열릴 예정이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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