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허용한 트위터 칭찬…정작 탈레반은 여성 억압 계속
탈레반 고위 간부 아나스 하카니 |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가 빠르게 가입자를 늘리면서 트위터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의 고위 인사가 스레드에 대해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 편협한 정책을 갖고 있다며 트위터가 더 낫다고 평가했다.
11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탈레반 고위 간부 아나스 하카니는 자신의 트위터에 스레드보다 트위터가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신뢰성을 꼽았다.
그는 "트위터에는 메타처럼 편협한 정책이 없다"며 "다른 플랫폼은 트위터를 대체할 수 없다"고 적었다.
하카니가 트위터를 높게 사는 것은 그가 페이스북이나 스레드에서는 계정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타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탈레반이 페이스북에 계정을 갖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메시지 플랫폼인 왓츠앱에서도 탈레반 조직원들을 차단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스레드 역시 탈레반의 사용을 막고 있다.
반면 트위터는 탈레반을 비롯해 누구나 계정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탈레반은 트위터에서 전 세계 사용자들을 향해 영어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아나스 하카니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번에 트위터를 칭찬한 하카니는 탈레반 고위 인사로, 현재는 아버지인 잘랄루딘 하카니가 만든 탈레반 연계 조직인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아프간전 때 미 행정부에 의해 '가장 치명적이고 정교한 반군 집단'으로 꼽히며 테러 조직으로 지정됐다.
하카니도 하카니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다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에게 붙잡혔으며, 5년간 복역하다 2019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탈레반의 포로 교환 프로그램에 의해 석방됐다.
그는 석방된 이후 트위터 계정을 열었고 종종 영어로 된 글을 올리고 있다.
올해 초에는 영국 해리 왕자가 자서전에서 아프간전에 참전해 25명을 사살했다고 공개하자 트위터에 "아프간인을 살해한 자 중 당신같이 양심을 갖고 전쟁 범죄를 고백한 이는 많지 않았다"며 "이런 잔학행위가 인류 역사에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카니가 스레드를 향해 언론의 자유가 없다고 비난했지만, 정작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을 집권한 뒤 갈수록 시민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특히 여성은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을 의무로 착용해야 하며 남자 친척 없이 홀로 여행할 수 없게 했다. 중·고등·대학교에서 여성 교육이 금지됐으며 여성의 경제활동도 사실상 막혔다.
아나스 하카니 |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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