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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2위 상장사이자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의 주가가 처음으로 100만원을 찍은 지난 10일. 한 온라인 주식게시판에는 ‘에코프로 수익 인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을 올린 사람은 직접 수익인증 캡처 화면을 올리면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며 “모두 에코프로 주주분들 덕분이다. 다 같이 서로 축하하자”고 말했다.
이 사람이 올린 수익인증 화면을 보면 에코프로 주식을 평균 3만1805원에 매수, 현재 총 6000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날 기준으로 수익률이 3056.74%이고 수익금이 58억33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한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올라온 에코프로 수익인증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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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주가가 여러 우려를 깨고 아주 큰 폭의 상승 흐름을 이어가자 이른바 포모(FOMO·흐름을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 증상)증후군을 호소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11일에도 온라인 주식 토론방들에는 ‘에코프로 60만원일 때라도 탑승할껄’, ‘에코프로 때문에 벼락거지된 기분임. 나도 열심히 했는데 많이 허탈함’, ‘에코프로 글 올라올 때마다 눈 돌아가네’ 등과 같은 식의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한편, 에코프로는 11일 오름세로 전환해 97만원대로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1.14% 오른 9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 중 99만8000원까지 오르며 100만원 돌파를 다시 시도했다. 전날 에코프로는 장 중 100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약세로 마쳤다.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장 중 100만원을 돌파한 역대 다섯 번째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시가총액은 25조9000억원으로 올해 초(2조7000억원)의 10배에 육박한다. 지난달 초(14조9000억원)와 비교해 1.8배로 늘어났다. 에코프로는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전체 시가총액 상위 종목 순위 14위에 올랐다. 순위는 지난달 초 22위에서 8계단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쇼트 스퀴즈' 현상이 에코프로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 거래를 한 투자자들이 예상외로 주가가 상승하자 주식을 다시 매수하는 현상을 말한다. 주가 하락을 바라는 공매도가 오히려 매수세로 이어지며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액은 연초 540억원이었으나 직전 집계일인 6일 1조2000억원으로 약 23배로 증가했다. 지난달 1조원보다 약 2000억원 늘었다.
에코프로 주가 급등으로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주식 평가액 상위 랭킹에서 5위에 올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개인주주 순위에서 이동채 전 회장은 4조8422억원의 지분평가액으로 상위 5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2조5922억원), 2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8조3359억원), 3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조1800억원), 4위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조2740억원) 등 삼성 일가 다음으로 높았다.
에코프로는 지난 10일 장중 100만원을 돌파하며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이른바 '황제주'에 등극했다. 최근 3개월 내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42만5000원으로 이날 주가는 증권사 목표가의 2.4배에 이른다. 이로써 에코프로는 우선주를 제외하고 코스닥 종목 사상 5번째로 장중 100만원을 돌파한 황제주가 됐다.
에코프로 주가 추이 [네이버증권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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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9월 7일 동일철강이 110만2800원까지 올라 황제주에 등극한 뒤 약 16년 만이다. 앞서 2000년에는 핸디소프트(104만2000원), 신안화섬(102만1000원), 리타워텍(100만5000원)이 100만원을 돌파한 바 있다.
황제주는 기업의 호실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지만, 높은 가격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가가 거품 없이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면 황제주 등극은 기업이 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추후 실적 개선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에코프로에 대한 고평가 논란 속 비이성적 과열 매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차전지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에코프로는 개인 투자자들이 오로지 ‘오를 것 같다’는 생각에서 사들이는 밈 주식처럼 돼 버렸다”며 “주가 방향을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회사에 대해 굳이 리포트를 쓰는 연구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도 “에코프로의 주가는 분석의 영역을 넘어간 상태”라며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아무리 시나리오를 돌려봐도 25조원이 넘어가는 시총 규모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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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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