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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죽음 얽힌 '덕달이 나무' 실제일까…알고 보니 귀한 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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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악귀'서 시선 끄는 나무, 마을 지켜준다는 '의령 성황리 소나무'

연합뉴스

드라마 '악귀'에 나오는 '덕달이 나무' 모습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덕은 어린아이의 시신을 뜻해요. 관 대신 독에 담아 외진 곳에 비석도 없이 묻기도 했고 나무에 매달아 놓기도 했었죠."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어딘가, 음산한 분위기를 내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옆으로 넓게 퍼진 가지에는 짚으로 감싼 무언가가 매달려 있다.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악귀'를 찾아 나선 주인공들은 시체가 매달린 듯한 형상을 보기도 한다.

저주에 얽힌 듯한 이 '덕달이 나무'는 실제로 존재하는 나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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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악귀'의 한 장면
[S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BS 드라마 '악귀'에 나오는 이 나무는 사실 경남 의령군의 천연기념물 '의령 성황리 소나무'다.

9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산하 천연기념물분과는 지난 3월 열린 회의에서 의령 성황리 소나무에서 드라마를 촬영할 수 있도록 조건부로 허가했다.

의령 성황리 소나무는 오래전부터 '귀한' 나무로 여겨져 왔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에 따르면 이 나무는 1988년 4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당시 수령(樹齡·나무의 나이)이 3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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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의령 성황리 소나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나무 높이는 13.5m로 큰 편은 아니지만, 가지가 4개로 갈라져 옆으로 넓게 퍼져 있어 모양과 형태가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민들은 마을을 지켜주는 서낭신이 머무른다는 '서낭나무'로 여겨왔다고 한다.

성황리 소나무와 3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다른 소나무가 있는데, 두 나무의 가지가 서로 맞닿으면 크게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실제로 나무 옆에 설치된 문화재 안내판에는 '두 가지가 맞닿았던 1945년에 광복이 되었다'는 설명이 있다.

드라마 제작사 측은 성황리 소나무를 촬영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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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의령 성황리 소나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제작사는 지난해 11월 이 나무를 촬영하고 싶다며 허가 신청을 냈지만,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자연유산 보존 및 경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이후 제작사 측은 나무에는 최소한의 밧줄만 걸고 나머지는 컴퓨터그래픽(CG)을 활용해 촬영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계획을 수정해 조건부 허가를 얻어냈다.

위원회는 "전문가가 입회해 촬영 장비와 작업 인력 등이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유의하고, 촬영 내용은 자연유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협의해야 한다"고 조건도 걸었다.

이에 촬영 당시 의령군 문화관광과 관계자들이 현장에 나가 작업 상황을 직점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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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의령 성황리 소나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은 성황리 소나무의 방송 출연이 자연유산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등장했던 '소덕동 팽나무' 즉, 경남 창원 북부리 팽나무가 비슷한 사례다.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큰 관심을 끌었던 팽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존에는 천연기념물을 보존·관리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많은 사람이 자연유산을 가까이에서 보고 즐기면서 그 가치를 이해하도록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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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의령 성황리 소나무'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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