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100m 11초대에 주파
음주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뺑소니범을 달려가 붙잡은 이천수의 모습. /JTBC 방송화면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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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올림픽대로에서 음주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뺑소니범을 달려가 붙잡은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42) 씨가 과거 차를 타고 도주하는 몰래카메라 범인도 비슷한 방법으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의 아내 심하은 씨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음주사고 뺑소니범 검거 소식을 전한 보도를 공유하며 “어제 팝업행사하고 귀가한 남편이 들어오자마자 기절해서 자더라”며 “피곤한 줄 알았는데 아침에 전화 오고 기사가 났더라”고 전했다.
심 씨는 “사실 몇 년 전에 여자 화장실 몰카범도 차를 타고 도주하는데 뛰어가서 잡았었다”며 “그땐 자녀들이 어려서 혹여 무슨 일이 생길까 무서워서 쉬쉬했는데 지금 한번 얘기해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글 아래 해시태그(#)를 달아 ‘이천수’ ‘남편 자랑 맞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음주 뺑소니범과 몰카범을 달리기로 검거한 이천수의 스피드는 어느 정도일까. 이천수의 달리기 속도는 2020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명된 바 있다. 그는 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모태범과 90m 달리기 대결을 벌였는데, 당시 이천수의 기록은 10.28초였다.
2013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뛸 당시 한 경기에서 순간 최고속도는 시속 32.6㎞로 측정됐는데, 인천 구단 전력 분석을 담당하던 비주얼 스포츠는 이 스피드를 100m 환산해 보면 11초 정도라고 전했다. 아디다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리오넬 메시의 순간 최고속도는 시속 26.4㎞, 크리스아누 호날두가 시속 33.6㎞다. 축구선수 100m 평균이 12초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출신 이천수 씨(사진 오른쪽)과 아내 심하은 씨. /심하은 인스타그램 |
◇1km 질주해 뺑소니범 붙잡았다
5일 동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0분쯤 서울 동작역 부근 올림픽대로에서 택시를 치고 달아나는 운전자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범인을 넘겨준 건 이천수와 매니저였다.
해당 운전자는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운행하다가 택시와 추돌사고를 낸 후 차량에서 내려 도망쳤다. 매니저가 운전하던 차량에 타고 있던 이천수는 정체 중인 올림픽대로에서 “저 사람 좀 잡아 달라”고 부탁하는 노령의 택시 기사를 목격했다고 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택시기사의 외침에 이천수와 축구선수 출신 매니저는 즉시 갓길에 차를 세운 후 도주하는 뺑소니범을 뒤쫓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도주범을 약 1㎞ 추격한 끝에 올림픽대로와 동작대로 분기점 인근에서 붙잡았다.
당시 음주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치에 해당했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의 혐의로 운전자를 입건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이천수의 얼굴을 알아보고 감사 인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천수의 소속사 측은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이천수 본인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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