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자신이 보유자로 지정된 '춘향가' 완창 무대를 20년 만에 선보이는 신영희 명창. /남강호 기자 |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2023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오는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열흘간 총 105회 공연으로 펼쳐진다. 올해는 특히 김일구(84)·김수연(76)·정순임(80)·신영희(80)·조상현(86), 평균 연령 82세의 원로 명창 다섯 명이 ‘국창열전 완창 판소리’ 무대를 5일간 펼친다. 9월 19일부터 전주한옥마을 풍락헌 뜰에서 제자들과 함께 약 20시간에 걸친 판소리 다섯 마당 완창을 선보인다.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보유자급 명창인 이들이 한데 모이는 완창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명창은 그간 국악 계승과 대중화에 앞장 서 왔다. ‘적벽가’ 보유자인 김일구 명창은 방일영국악상 제28회 수상자로, 판소리뿐 아니라 아쟁·가야금 산조에 두루 능해 국악계 ‘3재(三才)’로 꼽혀온 국창. ‘수궁가’ 보유자인 김수연 명창은 이광복 등 각광받는 젊은 국악인들을 다수 길러냈다. ‘흥보가’ 보유자인 정순임 명창은 그와 같은 판소리 명창이자 거문고 명인이었던 증외조부 장석중 선생을 시작으로 4대째 우리 소리를 지켜온 판소리 명가 출신이다.
‘춘향가’ 보유자인 신영희 명창, ‘심청가’를 선보일 조상현 명창은 특히 각각 20년, 25년 만에 완창 무대에 선다. 방일영국악상 26회 수상자인 신영희 명창은 1988년 KBS 개그 프로그램 ‘쓰리랑 부부’에 출연해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국악의 대중화’를 앞장서 이끌어 왔다. 조상현 명창은 막힌 곳을 뻥 뚫어주듯 속 시원하고 남성적인 소리로 호평 받아왔으며, 가수 조용필이 그를 따라다니며 판소리를 배운 일화로도 유명하다.
이왕준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은 “원로 5인의 무대는 일부러 일반 공연장이 아닌 130여년 전 중건된 동헌(조선시대 마을 관리의 집무실)의 풍락헌 뜰에 100인 객석으로 꾸렸다”며 “역사적 기록 차원에서도 뜻 깊은 공연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선 이 밖에도 이봉근, 김율희 등 떠오르는 실력파 젊은 소리꾼을 만나볼 ‘라이징 스타 완창 판소리’, 밤 풍경과 함께 가야금, 태평소 선율을 즐길 ‘산조의 밤’과 ‘시나위·춤 그리고 씻김’ 무대도 함께 선보인다. 9월 16일·24일에는 570여년 역사를 지닌 전주 경기전에선 서양과 동양의 정경을 오가는 마티네 콘서트 기획 공연 ‘경기전의 아침’이 열린다. 또한 축제 전일에 걸쳐 이자람, 천하제일탈공작소, 블랙스트링, 악단광칠, 김소라, 이희문, 서아프리카 코라 연주를 곁들인 앙상블 연주팀 콘스탄티노플 등 동·서양 경계를 허무는 다양한 소리꾼들의 음악이 흐를 예정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 티켓은 오는 14일부터 인터파크와 나루컬쳐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2023 전주세계소리축제 포스터./소리축제 조직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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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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