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연휘선 기자] '아씨 두리안'에서 고부간 동침 장면까지 등장했다.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하기도 어렵다. 임성한 작가의 파격이 끝을 모르고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TV조선 주말드라마 '아씨 두리안' 4회에서는 시어머니 백도이(최명길 분)와 며느리 장세미(윤해영 분)의 고부간 동침 장면이 암시됐다. 백도이가 식사 중 술을 마시며 만취했고, 큰 며느리인 장세미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것. 장세미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한 백도이의 해장을 돕는가 하면 옷을 갈아 입혀주며 침대에 눕히기까지 했다.
앞서 장세미는 백도이에게 "여자로서 어머니 사랑한다"라고 고백했던 상황. 백도이는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와중에도 "됐다"라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예고편에서는 장세미가 침대에 누운 백도이를 바라보며 마찬가지로 겉옷을 벗고 눕는가 하면, 돌아온 아내 장세미를 보고 경악하는 남편 단치강(전노민 분)의 모습까지 담겼다.
이 같은 고부간 동성애 암시 장면은 '아씨 두리안' 시청자들의 거센 반감을 자아내고 있다. 고부간 동성애부터 동침을 암시하는 장면까지 충격을 자아내거니와, 고백부터 백도이가 거부감을 드러내는 데도 장세미가 그를 챙기는 모습이 일방적이라는 점에서 반발심을 자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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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 두리안'의 파격 행보는 일찌감치 예견되기도 했다. 방송에 앞서 공개된 하이라이트에서도 장세미의 "어머니 사랑해요"라는 대사가 담겨 놀라움을 선사했고, 방송을 시작한 뒤 해당 대사가 단순한 짜깁기 예고편이 아닌 실제 고부간 동성애 장면과 대사임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문제는 이 같은 자극적인 코드가 '아씨 두리안'을 향한 몰입감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 최근 '아씨 두리안'에서는 3, 4회를 기점으로 조선시대에 있던 두리안(박주미 분)과 김소저(이다연 분)가 현재로 넘어오며 본격적으로 월식 판타지가 전개됐다. 그러나 고부간 동성애라는 소재가 워낙 강해 판타지의 신비감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좀처럼 납득하기 힘든 소재와 전개 방식은 급기야 희화화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캐릭터 이름이 과일 이름인 두리안이라는 것까지 더해지는 촌극도 발생했다. 두리안이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도 "과일 이름도 아니고"라며 발끈하는 백도이의 모습이 실소를 자아낸 것이다.
코미디와 자극을 넘나드는 구성 속에 판타지 멜로, 주말 미니시리즈라는 '아씨 두리안'의 장르나 편성의 매력이 퇴색되는 실정이다. 임성한 작가 만이 이해할 수 있는 그만의 코드가 '아씨 두리안'의 초반 전개를 잠식한 모양새다. '신기생뎐'의 빙의와 레이저 눈빛, '오로라 공주'에서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희대의 장면과 대사를 만든 임성한 작가의 작품 답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지배적이다.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SBS 금토드라마 '악귀'나 JTBC 토일드라마 '킹더랜드' 등이 10% 안팎의 시청률로 시작부터 선전 중인 데에 반해 '아씨 두리안'이 그 절반도 안 되는 4% 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 경쟁작 대비 반토막 난 시청률은 '아씨 두리안'의 파격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오히려 오컬트 장르라는 한계에도 치밀한 서사와 완성도로 호평받는 '악귀'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 본연의 매력에 집중한 '킹더랜드'의 만듦새가 '아씨 두리안'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파격적인 코드가 짧은 관심을 끌고 놀라움은 자극할 수 있지만 대중의 이해는 얻을 수 없다. 논란은 낳아도 독보적인 매력으로 나름의 사랑받았던 임성한 작가의 코드가 아무도 못 말릴 지경으로 망가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 monamie@osen.co.kr
[사진] TV조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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