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까지 체류하며 허리펑 부총리·류쿤 재정부장 등 만날 듯
美 "양국관계 책임있는 관리·세계적 도전 대응 위한 협업 논의"
오는 6일 방중하는 옐런 美 재무장관 |
(서울 베이징=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조준형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 이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장관 가운데 두 번째로 중국을 방문한다.
중국 재정부는 3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중 간 합의에 따라 옐런 장관이 오는 6∼9일(현지시간)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도 성명을 통해 옐런 장관의 방중을 확인하면서 그가 양국 관계의 책임감 있는 관리, 관심 사안에 대한 직접적인 소통, 세계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허리펑 중국 부총리 등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로이터통신이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신의 중국 측 대화 상대방인 류쿤 재정부장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경제 부문 최고 책임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와 회동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미지수로 보인다.
옐런 장관의 이번 방중은 지난달 18∼19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 때 미중 양국이 양국 관계를 안정화하고 고위급 소통을 계속하기로 합의한 이후 첫 번째 이뤄지는 미국 장관급 이상 인사의 중국행이다.
재무장관이면서 미국 경제 분야 '차르'로 불릴 정도의 위상을 가진 옐런이기에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 문제와 환율, 최근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이라는 새 간판을 내세운 미국의 첨단기술 산업 공급망 재편 등 양국 간 경제 현안들이 포괄적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달 13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중국과의 관계 유지가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라며 "디커플링(산업망·공급망 등에서의 중국 배제)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옐런 장관은 또 더 값싸게 생산한 중국 물품을 구매하는 데서 미국이 큰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발언으로 미뤄 옐런 장관은 앞서 블링컨 장관이 방중 기간 밝혔듯, 대중국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으며, 중국의 군사력 강화에 사용될 수 있는 특정 전략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형 디리스킹을 추구할 것임을 재차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그는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대해 설명하고, 중국이 그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내놓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재에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허리펑 중국 부총리 |
반면 중국 측 인사들은 옐런 장관에게 디리스킹 역시 시장경제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위험 제거는 각국 기업이 결정할 문제이지 정부가 나설 일이 아님을 역설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와 더불어 직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때 도입한 미국의 대중국 고율관세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가중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폐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옐런 장관은 세계 경제와 연결되는 두 경제 대국의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 정책 방향에 대해 중국 측 인사들과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상, 중국은 인하 방향으로 서로 역방향 행보를 보이고 있는 기준금리, 최근 심상치 않은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 하락 등에 대해 의견이 오갈 전망이다.
또한 미 재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옐런 장관이 강화된 중국의 반(反)간첩법(방첩법)에 대한 우려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운 조치의 도입·적용에 따라 중국 당국에 의해 간첩 활동으로 간주되는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면서 이로 인해 양국 경제 관계와 중국의 투자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지적했다.
아울러 미 당국은 옐런 장관이 방중 기간 중국의 고위급 관리뿐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방중 |
한편, 옐런 방중이 양국 관계 전반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달 바이든 행정부 출범(2021년 1월) 이후 미국 외교 수장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 주석까지 만났지만,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시 주석을 '독재자'(dictator)로 지칭하면서 양국 간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안보에 중요한 민감한 기술과 관련된 미국의 대중국 투자를 추가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중국이 강화된 반간첩법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양국 관계의 앞길에는 다수의 '지뢰', 즉 위험요인이 매설돼 있는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재무부 관계자는 미국이 이번 옐런 장관의 방중을 통해 중대한 돌파구를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화하고 장기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앞서 방중한 블링컨 장관이 미중 경쟁에 대한 미국의 원칙적인 입장을 통보하고, 양국 간 무력 충돌을 피하는 방안을 주로 논의했다면 경제 분야를 책임지는 옐런 장관의 논의는 좀 더 협력적이고 호혜적인 쪽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bsc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