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유통업체 사활 건 전쟁
쑥쑥 커가는 PB 시장
이마트 노브랜드 4년 새 매출 53% ↑
홈플러스·롯데마트도 PB 상품 늘려
편의점업계도 최저가에 차별화 경쟁
프리미엄화 나선 PB
특급 셰프·유명 맛집들과 협업 늘어나
합리적 가격 유지하면서 퀄리티 높여
빠른 배송 서비스로 제품 경쟁력 키워
선진국에서 더 거센 PB 열풍
포장 최소화하고 무광고로 원가 절감
유럽선 친환경·중저가·저가로 세분화
채식 수요 늘어나자 비건 브랜드 확대
이마트 ‘피코크’ 10주년 대표 상품. 이마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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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대형마트 PB 상품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대표 PB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2019년 83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700억원까지 매출이 증가했다. 이마트의 또 다른 PB 브랜드 ‘피코크’는 2019년 2500억원에서 지난해 4200억원으로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피코크에서 각각 1500여종과 800여종의 PB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2015년 9개 상품으로 시작한 노브랜드는 식품과 생필품을 비롯해 침구, 가전제품까지 모든 생활용품을 망라한다. ‘최저 가격으로 합리적인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 낸다’는 철학으로 브랜드, 디자인, 포장 등을 최소화해 품질을 높였다. 가공식품의 고급화를 내세운 피코크도 매년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PB 브랜드 ‘홈플러스 시그니처’ 인기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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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요리하다’ 대표 상품 이미지. 롯데마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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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도 자체 브랜드인 ‘홈플러스 시그니처’, ‘심플러스’ 등을 통해 3000여종의 PB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고급화와 전문화를 앞세운 ‘시그니처’는 고품질 PB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우유, 콩나물 등 고객들이 자주 찾는 상품으로 구성된 ‘심플러스’도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5월 홈플러스 온라인 고객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홈플러스 시그니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통합 PB 브랜드인 ‘오늘좋은’을 출시했다. ‘오늘좋은’은 PB 전문 MD(상품기획자)와 롯데중앙연구소가 1년간 협업해 가공식품·일상용품 등 회전율이 높은 생활 잡화의 PB 브랜드를 모두 통합한 마스터 PB 브랜드다. 이와 함께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요리하다’ 등 750여종의 PB 제품을 출시하면서 2개의 PB 브랜드에 집중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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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에 이색상품까지… 다양한 편의점 PB
CU의 연세우유생크림빵. CU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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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의 점보도시락. GS25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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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는 PB 상품에 자체 할인을 더해 초저가 전쟁에 합류했다. GS25는 6월 한 달간 PB 브랜드 카페25의 아메리카노를 할인해 최저 60원까지 가격을 낮췄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대용량 컵라면 점보도시락도 GS25가 팔도 도시락 브랜드 IP(지적재산)를 제공받아 내놓은 PB 상품이다. 기존 팔도 도시락의 약 8배 크기인 이 제품은 출시 20일 만에 누적 판매량 8만개를 넘겼다.
세븐일레븐은 초저가 상품 브랜드 ‘굿민’을 통해 2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강릉교동반점짬뽕, 동원참치라면, 대파라면 등 식품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특색 있는 라면 PB 상품으로도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대만에 도시락용 김 2만5000개, 하와이에 초코계란과자 1만5000개 등 PB 상품 수출까지 나섰다. 이마트24는 가성비 라인인 ‘아임e’를 통해 50여종의 상품을 판매하는 등 PB 상품 라인업을 넓혀 가고 있다.
마켓컬리 ‘컬리스’ 물티슈. 마켓컬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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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에서 한 발 더 ‘고급화·차별화’가 대세
전자상거래 업체인 마켓컬리가 대표적이다. 닭갈비, 오리지널 바베큐 포크립, 유린기 등 이전에는 외식을 해야 했던 식품군까지 밀키트 PB 상품으로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마켓컬리 ‘KF 365’ 멀티탭. 마켓컬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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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한 배송 서비스를 통해 PB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도 한다. 쿠팡은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로켓배송’ 시스템과 전국 곳곳에 위치한 풀필먼트센터 등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PB 상품은 가격에 상관없이 무료배송을 실시하면서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쿠팡의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는 지난해 매출 1조3570억원을 기록하면서 설립 3년 만에 국내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PB 상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외국에 비하면 아직도 미미한 수준”이라며 “고물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PB에 대한 인기는 더 높아질 것이다. 가성비 위주의 PB 상품에서 이제는 지금까지 확보된 신뢰도를 바탕으로 다채롭고 프리미엄화한 PB 상품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물가와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PB 상품의 인기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미 PB 상품이 보편화한 미국에서는 식품, 생활용품을 넘어 의류, 화장품까지 품목이 확장되고 있고 유럽의 경우에는 친환경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PB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의류·잡화, 화장품, 헬스케어, 식음료 등 약 7000개의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은 의류 라인인 ‘아마존 에센셜’이다. 속옷, 신발, 운동복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판매하는 기본 의류 라인이다. 가성비가 뛰어나 아마존 내 판매량이 이미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요 브랜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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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선보인 전자제품 브랜드인 ‘아마존 베이직스’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포장을 최소화하고 무광고 전략으로 원가를 절감해 비슷한 품목의 제품들과 품질은 대등하면서 가격은 낮춘 덕분이다.
이 밖에도 생활용품 브랜드인 ‘아마존 엘리먼트’와 식품 브랜드 ‘해피 밸리’, 화장품 브랜드 ‘패스트뷰티컴퍼니’, 건강식품 브랜드 ‘솔리모’ 등 다양한 브랜드가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유럽에서도 PB 상품의 수요는 높다. 유럽 국가 중 유통망 내 PB 상품 점유율 1위를 기록한 스위스가 대표적이다.
스위스 PB 상품은 가격 경쟁력과 함께 다양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스위스의 대표 마트인 쿱(Coop)마트의 경우 PB 상품을 크게 Natura(친환경, 오가닉, 동물권 보호, 공정무역, 고가), Qualite⪻ix(가성비 상품, 중저가), Prix Garantie(저가)로 나누고 세부적으로는 20개의 PB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채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체 비건 브랜드도 확대하고 있다.
미그로스(Migros)마트의 경우 2019년에 식물성 식품 PB 브랜드인 V-Love를 출시한 후, 2020년 기준 약 700개가 넘는 채식·비건 인증 제품을 구비했다.
쿱도 같은 기간 채식 판매 제품을 약 1200종류까지 늘리고 채식 제품 라인을 3배 이상 확충했다.
소비재 시장 매출 중 PB 상품 비중이 40%를 넘는 독일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발표한 ‘독일, 고물가 대응으로 주목되는 PB 소비 트렌드’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유기농·비건 제품과 같은 지속가능성, 친환경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PB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젊은 층은 동물 복지, 현지 생산, 식물성 식품 등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제품에 관심이 많아 식품 생산 과정 이면에도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이들을 타기팅한 PB 제품이 많아지고 있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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