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일각서 "혁신위 정치 잘 몰라 '순진한 요구'" 뒷말
與 김기현 1호 특위 '민생119' 갈수록 존재감 떨어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나돈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여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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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조국 총선 출마설에 민주당 '설왕설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년 4월 실시되는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정치권에 돌고 있어. 신당을 창당할 거다, 호남에 출마할 거라는 내용이야. 사실이야?
-말 그대로 아직 '설'에 불과해.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하지도 않았어. 다만 그는 지난달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어. 내용은 이러해.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어.
-맞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냈던 김의겸 의원은 "출마할 수도 있다"(1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고 봤고,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출마하지 않을 것"(지난달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이라고 말했어. 당락도 의견이 갈려. 전재수 의원은 "출마할 경우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26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고 주장했지만,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조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대해 "떨어지려고 나가나"(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어.
조국 전 장관은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썼다. /조 전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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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내부 분위기는 어때?
-만났던 민주당 측 인사마다 말을 아끼고 있어. 아직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에 관해 별 말이 없기 때문이야. 하지만 조 전 장관이 총선에 출마한다면 당에 상당한 부담이 될 거라고 한목소리를 내더라고. '혹시나 총선 승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야. 한 초선 의원은 "조 전 장관을 지지하는 분도 많겠지만, '안티팬'(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어. 민주당 모 의원실 선임비서관도 "선거에 나가는 자체는 본인의 자유"라면서도 "다만, 당의 확장성이 걸려 있다는 게 문제"라고 언급했어.
-조 전 장관 인물 자체에 대한 반감은 모르겠어. 하지만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어. 지난달 2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전국 18세 성인 남녀 1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3.1%가 '조 전 장관 총선 출마에 반대한다'고 답했어. '찬성한다'는 응답은 33.7%,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2%였어.
-앞서 조 전 장관은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어.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어. 중도층을 선점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도 조 전 장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을 듯해. 어쨌든, 조 전 장관이 앞으로 '선거판'에 뛰어들지 잘 지켜보자고.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1호 요청으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당 지도부는 난색을 표했다. 사진은 김은경 혁신위원장.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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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경 혁신위' 혁신안에 낯빛 어두워진 민주당?
-혁신위 제안은 존중하지만, 두 요청 다 당장 시행하기엔 당내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어.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6일 "불체포특권과 관련한 혁신위의 제안을 존중한다"면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위한 임시회는 열지 않고 비회기 기간을 확보해 영장실질심사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어. 또 권 수석대변인은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면서 "체포영장이 온 경우에 비회기 때는 나가서 심사받겠다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어.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왔을 때 가결 당론을 의원 개개인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는 거지. 민주당은 앞서 이 대표, 노웅래 의원,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때 자율 투표를 했고 네 사람 다 부결돼서 '방탄 정당' 논란이 일었지.
민주당 일각에서 혁신위의 제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민주당 이재명(왼쪽)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이새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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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에서도 계파와 상관없이 불체포특권 포기에 관해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자의적으로 포기한다는 것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알려졌어. 혁신위원회가 정치를 잘 모르고 당 지도부에 '순진한 요구'를 했다는 비판도 들려와. 그런데, 혁신위의 활동 목적이 일반 국민들의 시선에서 민주당의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함이 아녔나?
-민주당이 혁신위 요구 수용에 미온적 반응인 것을 두고 국민의힘은 즉각 비판에 나섰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민주당을 혁신한다며 출발한 소위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역시나 그냥 외부 보여주기용 허수아비였다"며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했으면 깔끔하게 포기 서명을 하면 될 일인데, 이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이렇게 좀스러운지 모르겠다"고 말했어.
국민의힘 민생특별위원회(민생119)가 지난 4월 출범했다. 민생119는 김기현 대표의 '1호 특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사진은 김기현(왼쪽) 대표가 4월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119 임명장 수여식 및 제1차 회의에서 조수진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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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의 '1호 특위' 민생119, 모호한 입지에 흐지부지 수순?
-국민의힘은 특별위원회 활동이 많은 것 같아. 우리바다지키기 태스크포스(TF), 전세사기 TF, 시민단체 특위, 노동개혁 특위 등의 활동이 활발해. 코인게이트 진상조사 TF도 있었고 말이야. 이슈마다 특위가 만들어진 꼴이야. 이번 달 기준 국민의힘 특위와 TF는 총 11개야. 특위의 활동은 어때?
-특위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언제든 생길 수 있는 거니까. 당 관계자는 "김기현 대표 취임 이후 특별히 특위가 많아진 것 같지는 않다"고 했어. 다만 최근 김기현 대표 체제의 '1호 특위'인 '민생119'의 활동에 눈길이 가. 야심 차게 출범했지만, 성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입지가 모호해졌다는 얘기가 나와. 최근 당정 협의회가 활발해지면서 당 정책위의 활동이 강화됐거든. 민생119는 회의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정책위에 전달하고, 정책위는 이를 참고하는 구조야. 정책위가 민생 현안을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으니 민생119가 민생 현안을 주도하는 등 활동의 공간이 좁아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해.
-민생119 위원을 사퇴한 '성찰과 모색'의 곽대중 대변인은 민생119의 활동을 비판하기도 했어. 정부 정책에 편승한다고 말이야. 민생119가 택배노조의 피해를 본 택배 대리점 대표와 배송 기사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곽 대변인은 여기에 불참했었어. 그리고 사퇴하면서 "정부의 노조 때리기에 편승하는 차원에서 대통령에게 보여주기 위해, 혹은 여론전을 펼치기 위해 벌이는 이벤트"라고 지적했지.
국민의힘 민생119의 마지막 활동은 지난달 14일 택배산업 종사자 간담회다. 이는 정부의 '노조 때리기 여론전'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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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비판에서 피할 수 없지. 조수진 민생119 위원장이 논란에 휩싸인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의 경우엔, 야당이 단독 처리한 양곡관리법을 비판하는 성격이 강했어. 가뭄 지역에 생수 보내기 운동의 경우도 마찬가지야. 전임 문재인 정부의 4대강 정책에 대해 비판하려는 성격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야.
-게다가 특위 차원의 활동이고, 정책위보다 위상이 떨어지다 보니 관심이 쏠리지 않는 것도 사실이야. 심지어 당정은 거의 매일 이뤄지고 있는걸. 민생119의 존재감이 떨어질 수밖에. 민생119 관계자는 "회의에 참석해야 할 필요를 잘 못 느끼겠다"고도 했어. 기자들 사이에선 "김기현 대표의 '1호 특위'라는 건 기자들만 아는 사실"이라는 말도 나와.
-당 지도부도 민생 이슈에 집중하면서, 특위의 존재감은 점점 더 떨어지는 것 같아. 당 차원에서 민생119에 특별히 힘을 실어주는 것 같지도 않아. 게다가 김기현 대표가 직접 현장을 찾는 '김기현이 간다' 활동이 있어. 당 대표가 직접 현안을 챙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지.
-앞서 조수진 민생119 위원장은 출범하면서 2주에 한 번은 회의하겠다고 했어. 마지막 활동은 지난달 14일 택배 산업 종사자들과의 간담회였어. 이후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야. 앞으로 민생119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논란만 기억에 남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과 함께 흐지부지 사라지는 것 아닌지 씁쓸해.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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