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따르면 이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과 도쿄에서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열고 통화스와프 재개를 발표할 예정이다. 통화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 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사전에 정해진 환율로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빌려오는 개념이다. 한일 양국은 2001년 7월 처음 20억달러 규모로 통화스와프를 맺은 후 2011년 11월 700억달러까지 규모를 늘렸다. 이후 한일 관계 악화로 2015년 2월 양국 간 통화스와프 협정이 종료됐다.
이번 통화스와프 협정은 한국이 일본에 원화를 맡기고 일본의 달러화를 빌려오는 방식으로 논의 중이다. 그동안 한국은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때 원화와 엔화를 교환하거나, 원화를 제공하고 엔화 달러화를 함께 빌려오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다만 이번에는 한국이 원화를 맡길 경우 일본이 달러화를 빌려주고, 일본이 엔화를 제공하면 한국 역시 달러화를 빌려주는 형식이 유력하다. 통화스와프 체결 규모는 20억달러에서 최대 10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통화스와프가 달러로 추진될 경우 비상시 달러 확보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 시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지만, 한일 양국 간 해빙 무드가 경제적 협력으로 본격화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 분야에서는 8년 만에 양국의 협력이 복원되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달러 기반의 통화스와프를 긍정적인 측면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 엔화를 제공하는 대신 달러를 빌려와 엔화 약세에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추 부총리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다음날 도쿄에서 회담한 뒤 통화스와프를 재개할 것"이라며 "스와프 규모 등에 대한 막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일 통화스와프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날 양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장관 회의에선 국제금융 의제와 제3국 인프라 공동 진출, 금융안전망 관련 협력, 금융·조세 협력 방안 등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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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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