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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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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인기스타도 "부끄럽다" 고개 숙였는데 '1승 25패' 사령탑은 요리조리 책임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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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수원, 윤욱재 기자] 여자배구 인기스타로 통하는 선수 조차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는데 사령탑은 제 잘못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수원에서 열리는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리그(VNL) 3주차 일정에 돌입한 한국은 지난 27일 모처럼 고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면서 불가리아와 경기를 치렀지만 1-3으로 패하며 VNL 24연패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룩했던 한국 여자배구가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물론 '배구여제' 김연경을 비롯해 양효진, 김수지 등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력 약화는 불가피했지만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부임 후 1승 25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안고 있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의 '책임 회피'는 사령탑의 자질을 의심케한다.

세자르 감독은 27일 불가리아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감독 부임 후 1승 25패로 저조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전술과 경기 준비에는 문제가 없다"라면서 "팀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국제대회 경기가 요구하는 레벨에 맞춰 연습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자신의 지도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 것이다.

인터뷰 내내 '내 탓이오'는 없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8일 FIVB에서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34위까지 떨어졌다. 불과 2021년 12월만 해도 세계랭킹 14위였던 한국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 것이다. 세자르 감독은 한국의 세계랭킹 하락에 대해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팀이 랭킹 포인트를 챙기고 오히려 참가하는 팀은 그렇지 않다. 그 점에 불만이 있다"라고 FIVB의 랭킹 시스템을 지적했다. 이 역시 자신의 책임과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프로팀 감독과 겸직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세자르 감독은 튀르키예 바키프방크에서 코치로 활동하다 최근 프랑스 넵튠스 드 낭트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이에 대해 세자르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겨울 시즌에는 구단 소속으로 일을 하고 대표팀에서는 대표팀 감독으로서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다"라면서 "오히려 구단에서 불만을 가져야 할 것 같다"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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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세자르 감독은 이번 기자회견 뿐 아니라 이전에도 두루뭉술한 말로 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팀 감독이 아니라 마치 배구 평론가 같은 모습이었다. 대표팀 성적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 팀의 수장인 감독은 이에 책임을 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은 VNL 이후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세자르 감독은 "올림픽에 진출하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남겼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그가 얼마나 여자배구 대표팀과 동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감독과 달리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배구의 벽을 느끼면서도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을 반성하고 있다. V리그에서 인기스타로 통하는 강소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고 국내에서 안일하게 배구를 한 것 같다"라면서 "선수들이 마음가짐을 잘 잡고 배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떻게든 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감독의 화법과 180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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