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외국인·기관이 모두 수익을 본 가운데 1등 성적표는 개인 투자자가 받아 들었다. 이차전지 관련주를 중심으로 집중 매집에 나서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결과다. 외국인과 기관은 손실 없이 양호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2일~6월 23일)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연초 대비 주가 수익률(26일 종가 기준)의 단순 평균치를 비교해보니 76.85%로 집계됐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 폭인 15.46%보다 5배가량 높다. 같은 기간 기관은 46.95%, 외국인은 44.8%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의 높은 수익률을 이끈 종목은 이차전지 관련주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각각 638.83%, 183.93% 올랐다. POSCO홀딩스(+44.67%)의 상향세도 가팔랐다. 이에 SK이노베이션(+11.36%)과 NAVER(+6.42%)도 소폭 올라 상승을 도왔다.
나머지 5종목은 나란히 하락했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종목은 엔씨소프트로 33.04% 내렸다. 그 뒤를 LG생활건강(-31.51%), 강원랜드(-26.42%), 한화솔루션(-19.94%), 카카오(-5.84%)가 이었다.
올해 증시를 이끈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평균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모든 종목이 올라 손실률 방어에 성공했다. 가장 크게 오른 종목은 K-POP 호황 속 증권가의 선호주였던 JYP Ent.다. 이 기간 91.74%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32.78%, 44.18% 상승했다.
엔비디아발 훈풍과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맞물려 반도체주 삼성전자(+30.92%), SK하이닉스(+51.33%)가 올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78.8%), LG전자(+42.77%), LG에너지솔루션(+29.51%), 현대로템(+30.46%), 삼성SDI(+15.57%)까지 외국인이 고른 모든 종목이 상승했다.
기관 투자자도 외국인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순매수 상위 종목 중 KB금융이 2.68% 내린 것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루트로닉이 가장 큰 폭(+84.05%)으로 상승했다. 하이브, LX세미콘, DB하이텍이 70%대 수익률을 보였다. 기관은 외인과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 기아 등 대형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봤다.
개인 투자자들은 '수익률 1등'을 달성했지만, 손실 폭도 가장 컸다. 개인이 '픽'한 순매수 상위 종목 중 절반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하락한 5종목(엔씨소프트·LG생활건강·강원랜드·한화솔루션·카카오)의 평균 손실률은 23.35%에 달한다. 이차전지 관련주를 제외한 종목에 투자했을 경우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매수가 수익률을 이끈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높은 위험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의정 한국투자연합회 대표는 "이차전지 붐 속에서 개인들이 만든 결과는 외인과 기관에 비해 상당히 좋았다"며 "다만 이차전지는 특별한 케이스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고 소문에 의한 투자 지양, 기업 가치 분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대와 달리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어 대형주 위주의 장기 투자 습관 등을 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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