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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닌 듯 나같은’ AI 프로필 사진 인기... “민증에 써도 되나요?”

조선일보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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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닌 듯 나같은’ AI 프로필 사진 인기... “민증에 써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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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안전부 “본인 확인 어려운 사진 쓸 수 없어”
이용자들이 자신의 셀카를 넣어 만든 'AI 프로필 사진'. /연합뉴스

이용자들이 자신의 셀카를 넣어 만든 'AI 프로필 사진'. /연합뉴스


“저랑 가장 비슷한 사진을 건지고 싶어서 ‘AI 프로필’ 3번 시도해봤어요. 그중에 저랑 꽤 닮은 사진이 나오네요.” “제 얼굴이랑 닮으면서 더 예쁜 버전의 나 같아요. 민증(주민등록증) 사진으로 쓰고 싶어요.”

모바일 사진 편집 앱에서 단돈 3300원이면 AI로 만들 수 있는 프로필 사진 서비스를 이용한 네티즌의 후기다. 자기 표현 시대에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로 MZ세대 사이에서 AI 프로필 사진 만들기가 하나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는데, 실제 자신의 얼굴과 닮은 모습이라 신분증이나 이력서 사진으로 쓰고 싶다는 반응도 있다. 이 사진을 신분증에 써도 될까? 행정안전부의 답변은 ‘아니오’다.

◇너도나도 ‘놀이’처럼 AI 프로필 사진 만들기

최근 모바일 사진 앱 ‘스노우(SNOW)’에서 본인의 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는 유료 서비스 ‘AI 프로필’을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자신의 셀카를 10~20장 입력하면 입력한 사진을 바탕으로 프로필 사진을 생성해준다.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을 넣어도 화장을 한 사진을 제작해 주며, 다양한 머리 스타일을 하고 옷차림도 모두 다른 30장의 콘셉트 사진을 만들어준다. 1시간 이내 사진을 받아보려면 6600원, 24시간 내 받아보려면 3300원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사진관에서 프로필 촬영을 하는 비용(10만~20만원 정도)보다는 저렴하다.

자기 표현을 중요시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AI 프로필 만들기가 하나의 놀이처럼 유행을 탔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에는 ‘AI 프로필’ 인증샷이 올라오는데, 인스타그램에선 ‘AI 프로필’ 관련 게시물이 1만여개가 뜬다. 트위터에는 유명 연예인 사진을 넣어 ‘AI 프로필’을 만들었다는 후기도 많다.

스노우 측은 한동안 트래픽이 몰려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던 점을 고려하면, AI 프로필이 이전에 출시한 인기 서비스 ‘AI 아바타’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AI 아바타는 출시 후 보름 동안 70만명이 이용했다고 한다. 70만명 이상이 AI 프로필을 이용한 것으로 계산하면, 스노우는 불과 2주만에 약 2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연예인 장원영의 사진을 넣어 만든 AI 프로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연예인 장원영의 사진을 넣어 만든 AI 프로필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신분증, 이력서 사진용? “NO”

주민등록증이나 이력서 등 본인의 신분 확인이 필요한 사진에 AI 프로필 사진을 사용해도 되느냐는 질문도 자주 보인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증에는 이 사진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27일 행정안전부는 주민등록증 사진에 변형이 가능하거나 본인확인이 어려운 사진은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주민등록증 사진은 6개월 이내 촬영한 가로 3.5㎝, 세로 4.5㎝의 모자 등을 쓰지 않은 상반신 사진이어야 한다. 주민등록증 재발급을 받을 때는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이전 사진과 비교해 특징점을 추출, 동일인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행안부는 본인 확인이 어려운 보정 사진이 주민등록증에 쓰이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진 규격을 엄격히 적용해달라고 안내할 방침이다. 또 해당 AI프로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노우와 협의해 서비스 이용 시 ‘이 사진은 주민등록증용으로 쓸 수 없다’는 문구를 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취업 전문가들 역시 과한 보정이 들어간 AI 프로필을 공적 증명서와 취업 이력서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취업 정보 사이트 사람인이 지난 2019년 기업 38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4곳(38.1%)이 과도한 보정을 한 사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사람인 관계자는 “과한 보정이 들어간 AI프로필을 취업에 활용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지원서에 사진을 요구하는 기업의 경우, 본인 확인을 위한 목적도 있으니 실물과 일치하는 사진을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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