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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계 속의 북한

윤 대통령 '절친' 석동현 "한국 위상 높아지면 북한 압박…그게 대통령의 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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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 인터뷰]
한국일보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부의 통일 정책과 이민 정책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노이=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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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전반에서 대한민국 위상이 높아지면 북한 군사 도발을 저지할 수 있다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생각이다.”

석동현(63)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사무처장은 23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넓은 시각으로 통일 의제를 다뤄야 한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석 사무처장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이자 검찰에서 함께 일한 40년지기다. 지난 대선에선 윤 대통령의 상임대외협력특보로 활동했고, 지난해 10월 민주평통 사무처장에 임명됐다. 윤 대통령 베트남 국빈방문(22~24일)에 동행한 그를 만나 통일과 이민 정책에 대한 윤심(尹心)을 들어봤다.

"北 군사도발, 태세는 갖춰야"


석 사무처장이 꼽은 윤석열 정부 통일·대북 정책의 핵심은 ‘소프트파워’와 ‘힘이 바탕이 된 대화’다. 그는 “윤 대통령은 통일과 북한 문제를 정치·군사·외교·안보 문제만으로 규정하고 접근하면 안 된다고 본다"며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분야에서 한국이 성장해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호적 인식이 커지면 통일을 앞당기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파워를 통해 국가경쟁력이 커지면 각국이 한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압박 효과도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일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전날 서부지구 화성포병부대를 찾아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을 현지지도 했다고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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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펴지만 북한과 교류를 재개할 의지도 있다고 석 사무처장은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야만 경제지원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우리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나 대화 재개를 위한 작은 조짐만 보여도 단계별로 상응하는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석 사무처장은 짚었다. 상당수 아세안 회원국이 남북한과 동시 수교하고 있는 만큼 담대한 구상이 실행 가능해질 때 북한을 설득하고 대화 테이블로 끌어오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북한과의 대화를 당장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윤석열 정부의 강경한 대북 정책이 북한의 무력 도발을 부추긴다는 야권 등의 시각에 대해 석 사무처장은 “상대가 미사일을 쏘아대는 상황에서 전임 문재인 정부처럼 유화적 조치만 취할 수는 없다”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선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분명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외국인 유학생들이 경북 경산의 영남대 국제교류센터에서 한복을 입고 셀카를 찍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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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유학생 유치 고민해야"


석 사무처장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 정책본부장 등을 지낸 이민 정책 전문가다. 이민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이민청이 설립될 경우 초대 이민청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는 이민청이 설치되면 지리적으로 가깝고 저개발·개발도상국이 많은 동남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1차적 이민 검토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코리안드림을 안고 가족 단위로 한국을 찾는 이민자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복지 지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다.

석 사무처장은 대안으로 ‘유학생 유치’를 꼽았다. 동남아 등에서 청년들을 받아들여 정규 교육을 받게 한 뒤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상태에서 이민 문호를 열어 주자는 의미다. 그는 “이민 정책을 설계할 땐 정교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유학생들이 졸업 후 한국인과 결혼하거나 본국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게 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노이=글·사진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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