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제분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밀가루 가격 안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 사진은 이날 간담회가 열린 회의장 내부. 2023.06.26.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단 검토해 봐야죠."(제분업체 관계자)
2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aT센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밀가루 가격 안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다.
간담회에는 ▲CJ제일제당을 비롯해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 ▲삼양제분 등 제분업체 10여곳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는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라 밀가루 가격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제분 업계에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난해 치솟았다가 올 들어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톤당 419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밀 가격은 올해 2월엔 톤당 276달러로 떨어졌다. 하지만 평년의 201달러보다는 비싸다.
1시간 반 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를 마치고 나온 대부분의 제분업계 관계자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한탑 관계자 정도만 밀가루 가격을 낮출 계획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토 중"이라고만 짧게 답했다.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제 밀 가격이 안정화에 접어들어 제분업계에 가격 인하 검토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밀가루 가격 인하와 관련해 합의를 본 것이냐는 질문에 전 정책관은 "검토할 것이란 답변을 받았다", "합의를 본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환율도 안정화 추세다보니 밀가루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밀가루 가격 조정 이외에도 제분업체가 처한 어려움 및 정부의 지원 정책 등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제분업체는 밀 이외의 제반비용 상승 등 업계 어려움 등을 호소하고 정부 측에 구매자금 지원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도 금리 인하 등의 지원책 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전한영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관이 2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제분업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간담회 내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3.06.26.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의 사실상 압박에도 제분 업계가 밀가루 가격을 내린다는 보장은 없다.
제분업계는 정부가 주장하는 밀 가격 하락은 국제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을 말하는 것으로, 실제 밀 가격이 내려가 수입가격에 반영될 때까지는 4~6개월이 걸린다는 입장이다.
한 제분업계 관계자는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맞지만, 가격 조정과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제분업계 관계자도 "국제 밀 선물가격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떨어진 시세가 반영된 밀은 몇 달 후에나 입고된다"며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밀은 가격이 가장 높았을 때 구매한 원맥이라 가격 조정이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또 "엘리뇨 등으로 작황 좋지 않고 해상운임비 등이 지속 오르고 있는 상황으로 부담은 여전하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제분업계에 밀가루 가격 인하를 압박한 것은 라면이나 빵 가격 조정을 위해서는 밀가루를 공급하는 제분사들이 납품가를 먼저 낮춰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한 방송에 출연해 국제 밀 가격 인하에 따라 라면값도 내려야 한다며 라면업체들을 압박한 바 있다.
하지만 라면 제조사들 밀 가격은 내려갔지만 라면의 주 원료 밀가루 납품가가 그대로라 제품 가격 인하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라면 업체 관계자는 "밀 가격은 낮아졌지만, 라면에 사용하는 건 밀가루"라며 "제분회사에서 생산하는 밀가루 가격은 비슷해 기업에서 느끼는 원가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