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베지밀' 나온 지 56년…"우유 대신 두유 마실래" 6000억 시장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식품업계 대체시장이 열린다]②우유 대신할 대체유, 식품업계 잇따라 제품 출시

[편집자주] 식품 업계는 미래 먹거리로 대체육과 대체유 시장에 주목한다. 탄소 발생을 줄이는 ESG 경영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거대한 시장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2019년 47억달러에서 올해 60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19조원 수준이었던 대체유(식물성 음료) 시장도 2026년까지 연평균 5%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대체식품 기술 개발은 어디까지 왔을까,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국내 시장만 보면 대체육보다 대체유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1967년 업계 최초로 출시한 정식품의 '베지밀'은 대체유의 맏형격인 두유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매일유업, 동원F&B, 남양유업 등 국내 대표 유가공 업체들도 두유를 비롯한 식물성 대체유를 생산·판매한다.

두유는 50년 이상 우유의 대체제로 자리 잡으며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식물성 영양소를 섭취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유당불내증'(우유 내 유당을 분해하지 못해 구토와 설사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우유 소비가 제한되는 수요층도 있어서다.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식물성 건강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점도 대체유 시장이 확대된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식물성 우유(대체유) 시장 규모는 지난해 6469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5년 전인 2017년 시장 규모(4880억원)와 비교하면 약 33% 성장했다. 오는 2025년에는 7234억원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식물성 대체유 시장의 약 90%는 두유가 차지한다. 최근엔 아몬드와 귀리 등 다른 대체유 원료가 나오면서 제품이 다양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국내 대체유 시장 구조도 점차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두유를 제외한 국내 식물성 음료 시장은 2024년 1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유가공 업계 1위 매일유업은 식물성 음료 15종을 판매 중이다. 두유 외에 아몬드로 만든 '아몬드브리즈'와 귀리로 만든 '어메이징오트'가 대표상품이다. 아몬드브리즈는 열량이 190ml 제품 기준 35kcal로 일반 우유 대비 1/3 수준이다. 어메이징오트는 귀리를 껍질째 맷돌 방식으로 세 번 갈아서 만든 제품으로 베타글루칸,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어메이징오트는 2021년 9월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2000만팩 이상 팔렸다. 지난해 매일유업 식물성음료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다.

동원F&B는 2021년 12월 귀리와 아몬드를 통째로 갈아서 만든 식물성 음료 '그린 덴마크' 2종을 출시했다. 올해 1~5월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약 30% 성장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식물성 대체유 전문 브랜드 '얼티브'를 선보였다.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고단백, 고칼슘 음료로 유럽 비건 인증(V라벨)을 획득했다.

빙그레는 대표 브랜드인 바나나맛우유를 식물성 음료 버전으로 바꾼 '식물성 바유'를 지난 3월 출시했다. 아몬드와 대두를 주원료로 사용했고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업계 일각에선 대체유 시장이 성장하면서 유제품 업계의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현상도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유 가격이 뛰면 흰우유부터 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뛰는 게 일반적인데, 대체유 시장이 커지면 원유 소비 의존도가 낮아져 이 같은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식물성 대체 음료는 물론 빵, 치즈 등 가공식품도 우유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이 많아지면 원가 절감으로 가격안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식물성 대체유의 원료인 대두, 아몬드, 귀리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작황에 따라 관련 제품의 가격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는 반론도 있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