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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접수하러 왔다, 19세 ‘프랑스産 외계인’

조선일보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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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접수하러 왔다, 19세 ‘프랑스産 외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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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바냐마, 신인 드래프트서 1순위로 스퍼스行
지난해 프랑스 프로농구 리그에서 뛴 빅토르 웸반야마가 두 팔을 벌리고 있다. 그의 손끝에서부터 다른 쪽 끝까지 길이는 244㎝에 달한다. 미프로농구(NBA)에서 팔이 길기로 손꼽히는 케빈 듀랜트(225㎝)보다도 20㎝가량 더 길다.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래픽=김성규

지난해 프랑스 프로농구 리그에서 뛴 빅토르 웸반야마가 두 팔을 벌리고 있다. 그의 손끝에서부터 다른 쪽 끝까지 길이는 244㎝에 달한다. 미프로농구(NBA)에서 팔이 길기로 손꼽히는 케빈 듀랜트(225㎝)보다도 20㎝가량 더 길다.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그래픽=김성규


지난해 10월 미 네바다주 헨더슨시에서 벌어진 미 프로농구(NBA) 하부 리그(G리그) 팀 이그나이트와 프랑스 파리 메트로폴리탄 92 친선경기에 NBA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세기의 재능’ ‘패러다임 전환자’로 불린 프랑스 신인 빅토르 웸바냐마(19)가 왔기 때문이다. NBA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39·LA레이커스)는 웬만한 센터보다 머리 하나 더 큰 223㎝ 키를 지닌 어린 선수가 유려한 드리블에 3점슛까지 쏘는 장면을 보곤 눈이 휘둥그레졌다. 웸바냐마는 수비할 때는 ‘파리채 블록’을 잇따라 해냈고 달릴 때는 키 작은 가드들 못지않게 빨랐다. 제임스는 “저렇게 크면서 움직임이 부드러운 선수는 본 적이 없다”면서 “외계인에 가깝다. 세기의 재능이라 할 만하다”고 했다.

그래픽=김성규

그래픽=김성규


그 웸바냐마가 23일 열린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뽑히면서 이제 미국 정복의 첫발을 내디뎠다. NBA가 신인 연령을 만 19세로 제한하고 있어서 작년엔 프랑스에서 뛰었지만 올해는 자격을 갖춰 건너왔다. 그는 “인생 최고의 느낌이다. 아마도 최고의 밤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웸바냐마는 2004년 프랑스 파리 서부 교외에서 태어났다. 육상 멀리뛰기 선수였던 흑인 아버지와 농구 선수였던 백인 어머니 재능을 물려받았다. 아버지(198㎝)와 어머니(191㎝) 모두 크다. 그는 11살 때 이미 키가 180㎝를 넘었고, 덕분에 15세였던 2019-2020시즌 프랑스 프로농구 리그에 데뷔했다. 2022-2023시즌 34경기를 뛰면서 평균 21.6점 10.4리바운드 3.0블록슛을 기록했다. 세 부문 모두 리그 1위. 최우수선수(MVP), 최고 수비수, 베스트5 등 상도 싹쓸이했다.

야구공이 탁구공만 해 보이네 - 지난 21일 미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 경기 시구에 나선 빅토르 웸바냐마. 손이 커서 야구공이 탁구공처럼 보인다. /AP 연합뉴스

야구공이 탁구공만 해 보이네 - 지난 21일 미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 경기 시구에 나선 빅토르 웸바냐마. 손이 커서 야구공이 탁구공처럼 보인다. /AP 연합뉴스


키뿐 아니라 웸바냐마가 가진 강력한 무기는 윙스팬(wingspan·양손을 펼쳤을 때 한 손 끝에서 반대쪽까지 길이)이다. 244㎝로 키보다 20㎝ 이상 길다. 뉴욕타임스는 “웸바냐마의 키와 윙스팬은 종종 그의 몸이 두 개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평했다. 몸무게는 104㎏. 키에 비해 호리호리한 편이다. 이 때문에 몸싸움이 치열한 NBA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체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웸바냐마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무언가’가 되고 싶다”며 “여러 가지 지적(비판)엔 면역이 돼 있다. 신경 쓸 일이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퍼스는 웸바냐마를 뽑으면서 다시 과거 전성기를 재현할 기대에 부풀어 있다. 스퍼스는 신인 선발에서 1987년 데이비드 로빈슨(216㎝), 1997년 팀 덩컨(211㎝)을 1순위로 뽑은 뒤 두 장신 선수를 주축으로 22시즌 연속 NBA 플레이오프 진출, 5차례 우승 등 화려한 나날을 구현했다. 그러다 최근 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고 지난 시즌엔 22승60패로 서부 콘퍼런스 최하위에 그쳤다. 이 하락세를 반전시키는 임무가 웸바냐마에게 주어졌다.

5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엘리트 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 경기에서 메츠 92의 빅토르 웸바냐마가 수비위로 점프 슛을 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5월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엘리트 농구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 경기에서 메츠 92의 빅토르 웸바냐마가 수비위로 점프 슛을 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스퍼스에는 프랑스 농구 스타 토니 파커(41·은퇴)가 오랫동안 선수로 뛰었다. 이 때문에 프랑스 출신인 웸바냐마도 자연스레 스퍼스 팬이었다 한다. 그는 “팀 덩컨은 나의 롤 모델”이라면서 “포포비치 감독 지도를 받게 되어 흥분된다”고도 했다. 스퍼스 감독 그레그 포포비치(74)는 NBA 역대 최다승 감독(1366승)이면서 개성 넘치는 선수를 잘 다듬는 데 능하다. 포포비치는 “그는 훌륭한 기질과 지적 능력과 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며 추켜세웠다. 스퍼스 연고지 샌안토니오 곳곳엔 벌써 웸바냐마 벽화가 그려지는 등 초대형 신인 등장에 들뜨고 있다. 그는 7월 4일부터 새크라멘토에서 열리는 시범경기 격인 서머리그에서 첫선을 보일 전망이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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