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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개미만 몰랐다” 재판 넘겨진 슈퍼개미 유튜버, 투자사는 진즉 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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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개미 유튜버가 주식 리딩을 악용해 수십억원을 챙기고 구독자들에게 물량을 떠넘겼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그와 손잡았던 투자사들은 진작 발을 뺀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를 인지하자마자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따로 유튜브 채널을 독립했다. 이들은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슈퍼개미 행적을 쉬쉬했다. 기다리던 개인투자자들만 더 큰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조선비즈

검찰 기소된 유튜버 김 씨가 소개한 퀀트K 서비스 관련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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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남부지검은 주식 리딩을 악용한 사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하면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약 55만명을 보유한 슈퍼개미 유튜버 김 씨를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김 씨는 주식 방송 관련 채널을 운영해 개인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미리 종목을 사두고, 유튜브 방송에서 해당 종목을 사라고 추천했다. 투자자들을 모아 주가를 끌어 올린 뒤 자신은 추천한 종목을 팔아 시세차익을 남기는 선행매매를 일삼은 혐의다.

김 씨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월 3만원의 구독료를 받고 유료회원을 모아 ‘병아리방’으로 부르는 곳에서 따로 주식 정보를 제공했다. 유료회원 대다수는 김 씨가 운영하는 퀀트케이 서비스도 가입했다. 퀀트케이는 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곳으로, 월 3만3000원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퀀트케이 운영사는 리퍼블릭케이로, 이곳의 유료회원 수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매출액 50억원,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다. 구독자 수가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퍼블릭케이가 개인투자자 대상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하자 협업을 진행한 곳들도 있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2021년 5월 리퍼블릭케이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개인투자자 대상 투자정보 제공에 판로를 넓히겠다는 의도였다. 에프앤가이드는 증권사 리포트 등을 모아 주로 기관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유료 플랫폼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검찰이 리퍼블릭케이를 압수수색했고, 김 씨가 올해 2월 불구속 기소되자 지분을 정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리퍼블릭케이 지분 49.95%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1분기에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고 공시한다. 장부금액으로는 31억1600만원이다. 김 씨가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심각한 컴플라이언스 문제가 생긴 것을 인지해서다.

에프앤가이드 측은 “김 씨가 유튜버임을 감안해 컴플라이언스에 중점을 두고 출자를 결정했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협약을 해지하는 조건이 있었고 검찰 조사를 보고받은 후 절차에 따라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가 공동 운영하던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와이스트릿도 이 시기에 김 씨로부터 독립했다. 와이스트릿은 전직 방송기자가 운영하는 채널로, 설립 초기부터 김 씨가 자주 출연했다. 김 씨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독립 채널로 바꾼 것인데, 구독자들에게 이런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2월 김 씨가 검찰에 기소되면서 리퍼블릭케이도 구조조정을 해야 했고, 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어지러운 상황이었다”며 “김 씨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 직원들이 이직하거나 유튜브 채널, 퀀트케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차질이 생길 것으로 생각해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뒤늦게 김 씨의 기소 사실을 알게 된 개인투자자들은 각종 커뮤니티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건강상 문제로 잠시 활동을 접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선행매매에 이용당했다는 사실에 억울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수익 모델을 만들었으면서도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결정적인 리스크가 있을 땐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에 분노하는 회원도 있었다.

한편 리퍼블릭케이는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김 대표는 선행매매를 한 사실이 없으며, 자본시장법과 회사의 컴플라이언스 규정을 충실히 지켜왔다고 확신하고 있다”며 “전적으로 결백하고 억울한 입장이지만, 기소 이후 모든 업무에서 물러나 계신 상태이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재판을 진행하면서 법적으로 무죄를 밝혀내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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