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ETF‧일본펀드 등 상품 투자 이어져
전문가 “엔화 약세 당분간 지속…환노출‧헷지 활용해야”
원/엔화 환율이 8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로 떨어진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5.0원이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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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가 하락하자 일본 관련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엔화나 일본 증시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도 엔저(低) 수혜를 누릴 수 있어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는 ‘TIGER 일본엔선물’ ETF를 284억 원 순매수했다. 이달 14거래일 동안 사들인 규모가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해당 종목 전체 순매수액(158억 원)보다도 큰 것이다.
개인투자자 TIGER 일본엔선물 ETF 거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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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품은 국내에 상장된 유일한 엔화 ETF다. 거래소에서 발표하는 ‘엔선물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이 ETF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이달 들어서만 5.27% 하락 중이다. 현재 수익률은 부진하지만, 향후 엔화가 반등할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도선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운용부문 매니저는 “엔화 가치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판단해 관련 ETF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TIGER 일본엔선물’ ETF는 최근 급격하게 자금이 유입되며 순자산 규모 500억 돌파를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엔 환율은 전날 900원 선이 붕괴됐다. 오전 장중 한때에는 100엔당 897.49원까지 떨어져 8년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20년간 원‧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로 하락한 적은 2005∼2007년과 2015년뿐이다. 이날도 원‧엔 환율은 90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약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 투자하는 일본 주식 ETF도 인기다.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본 증시도 상승세를 타서다. 또 이는 일본 증시에 상장한 종목이나 ETF보다 소액으로 매수할 수 있고, 국내 증시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인기다.
특히 ETF 투자자들은 환헤지보다 환노출 ETF를 선호하는 양상을 보인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에 투자하는 국내 대표 ETF를 보면 이달 들어 ‘TIGER 일본니케이225’ ETF의 개인투자자 순매수액(33억 원)이 환헤지 상품인 ‘ACE 일본Nikkei225(H)’ ETF 순매수 규모보다 2배 이상 크다. 당장 수익률보다 엔화 반등을 기대하고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반영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펀드도 마찬가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펀드의 설정액은 5월 말 3000억 원대에서 6월 2000억 원대로 급락했다. 그러나 최근 엔저 현상이 화제가 되면서 설정액은 반등 중이다. 15일 2334억 원이었던 설정액은 4거래일째인 이날 2400억 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엔저 현상이 지속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 신임 총재인 우에다가 기존의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당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트레이딩 관점에서는 환헤지된 ETF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환노출된 ETF로 접근하며 환차익을 고려해보는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다만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00엔당 원화 환율이 2005∼2007년처럼 하락세를 이어가기보다 890엔대에 일시 하락한 후 900엔대로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미 달러화가 3분기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 긴축 불확실성 등에 강보합권 내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엔화와 원화 모두 약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투데이/손민지 기자 (handm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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