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올해 들어 7% 이상 하락
연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암시한 반면
BOJ는 당분간 통화완화 고수 예상
"달러당 145엔 넘어야 정부 개입할 듯"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달러당 엔화 환율이 상승(통화가치 하락),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한 차례 동결했지만 추가적 통화 긴축이 전망되는 반면 일본은행(BOJ)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완화 정책을 이어가리라 예상되면서다.
15일 오후 3시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37% 오른 달러당 141.27엔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11월 21일 이후 가장 높으며, 올해 들어서만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7% 이상 떨어진 상태다. 유로화 대비 엔화 환율 역시 이날 장중 1유로당 152엔 선을 넘어서며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찍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연준이 올해 2회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 반면 BOJ는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 방향성의 차이를 의식한 달러 매입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BOJ가 이번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수익률곡선통제정책(YCC)를 조정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때까지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지자 일본 정부는 구두 개입에 나섰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은 경제적 펀더멘털을 반영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며 과도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을 면밀히 관찰한 후 필요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재무성과 금융청, BOJ는 지난달에도 엔화 가치가 떨어지자 3자 회의를 열어 환율 개입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경제 전문가 대상 자체 설문조사를 인용해 “전문가들은 엔화가 달러당 145엔 선을 넘어서면 정부와 BOJ가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당분간은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로드리고 카트릴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 통화 전략가는 “달러당 141엔 선이 안정화되면 142엔 돌파를 테스트할 수 있는 여지가 열릴 것”이라며 “정부 당국의 개입은 엔화 약세를 막는데 도움이 안 될 것이다. 단지 공매도 시점을 다시 잡을 기회만 줄 뿐”이라고 전망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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