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모자 아래 손수건을 덧쓴 한 어르신이 폐지가 가득한 수레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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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 작아 보였던 소득격차는 해를 거듭할수록 복리처럼 불어나고, 그 격차는 일반적인 은퇴 시점인 60살 전후로 급격히 커진다. 나이들수록 소득격차가 벌어지는 ‘연령 효과’가 우리나라 가계 소득 불평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고령화 현상이 깊어질수록 소득 불평등 수준도 커질 전망이다.
손민규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등은 14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우리나라의 인구 고령화와 소득불평등’이란 보고서를 내놨다. 동일 연령 내 소득 격차가 전체 소득 불평등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 본 연구다. 보고서를 보면, 1996~2021년 사이 가계 소득 불평등 악화에 이런 연령 효과가 30% 정도 기여했다.
구체적으로 연령 효과는 40대 중반부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며 법정 은퇴 시점을 앞둔 50대 후반부터 강해진다. 해당 연령대 가까워질수록 같은 나이 대에 조기 퇴직자와 노동시장에 잔류하는 이가 뚜렷하게 갈리면서 노동소득에서 차이가 벌어지고, 또 그간 축적된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에서도 차이가 급격히 벌어진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인구 고령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연령 효과도 커지는 탓에 앞으로도 소득 불평등 수준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 1996∼2006년에 연령 효과의 기여도는 21.2% 수준이었으나 1996∼2011년에는 25.4%, 1996∼2016년에는 31.4%, 1996∼2021년에는 32.1%로 분석 기간이 확대될수록 커졌다. 해를 거듭할수록 총인구 중 고령 인구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분석 대상 기간 확대에 따라 연령 효과 기여도가 커진 건 고령화와 소득 불평등 간에 긴밀한 관련을 갖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손민규 연구위원은 “추정의 불확실성이 있으나 고령층 인구 비중이 커지면 연령 효과 영향이 앞으로 40%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과거 일본의 연구 결과를 보면 소득불평등에서 연령효과 비중이 40∼50%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도 더 높아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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