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승부 악영향’ 지배적 분위기
김병민 “국민들, 퇴행하는 정치 싫어해”
하태경 “공천받기 어려울 것” 선 그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경향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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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총선 출마설이 13일 여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우 전 수석의 출마가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언급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CBS라디오에서 우 전 수석의 출마설에 대해 “왜 이런 뉴스가 나오는지 잘 모르겠다”며 “과거로 퇴행하는 정치를 국민들께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실 거라고 확신한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2024년에 새로운 시대정신을 어떻게 담아내야 될 지, 혁신에 대한 고민을 해야 되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이런 일들로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직원들을 통해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2021년 9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국정농단 당시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특별사면을 받고 복권됐다. 출마설은 지난 9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우 전 수석이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 중”이라고 답하면서 불거졌다. 우 전 수석이 고향인 경북 영주를 노리고 있다는 구체적인 전망도 나왔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우 전 수석의 출마설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내년 총선에 부담이 된다는 분위기다. 공천 가능성에도 선제적으로 선을 그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서 “(우 전 수석은) 우리 당 공천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을) 주도하는 층들이 과거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사건이나 전직 대통령 탄핵 문제가 있을 때 거의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12일 KBS <더 라이브>에서 “우 전 수석은 무거운 짐이 많고 (당에 돌아)오면 탄핵의 강에 다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부담은 많은데 팬덤은 없다”며 “저희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 악재를 연상케 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는 지난 12일 CPBC라디오에서 “우 전 수석을 공천 주면 탄핵을 다시 부정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탄핵의 기초가 된 논리적인 근거와 수사 결과를 제공하신 분이다. 공천을 줄 리는 만무하다”고 했다.
특히 우 전 수석 출마는 총선 수도권 승부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우 전 수석이 공천에 언급되는 순간 수도권 선거에서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다만 대구·경북(TK)에서 친박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성급하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CBS라디오에서 “윤석열 정권이 있는 이 당에서 과연 또 (우 전 수석을) 공천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딜레마가 있다”면서도 “공천을 안 하면 문제가 되는 것이 우 전 수석뿐만 아니라 유영하 변호사나 최경환 전 부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TK 정가에서 같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분들을 공천하지 않는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TK에서 신당 창당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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