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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재] OSEN 'Oh!쎈 초점'

침착맨부터 원지, 억대 수입에도 줄줄이 활동중단..왜? [Oh!쎈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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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최근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가장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로 떠오른 유튜버. 웬만한 인기 연예인 못지 않은 높은 수입을 자랑하며 10대들 사이에서 장래희망 1순위로 떠올랐다. 과거와 달라진 위상을 과시하고 있는데, 인기가 많고 유명해질수록 활동 중단을 선언하는 경우도 만만치 않다. 그들은 왜 갑자기 활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을까.

얼마 전 여행 유튜버 원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지의 하루' 커뮤니티에 "많은 고민 끝에 유튜브 시작한 지 8년 차 만에 처음으로 당분간 활동을 쉬어가기로 결정했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해 놀라움을 안겼다.

원지는 김태호 PD가 연출한 예능 '지구마불 세계여행'에서 곽튜브, 빠니보틀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반전 결과를 낳았고, 구독자 수도 57만 명에서 74만 명으로 확 늘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릴 때 돌연 이같은 소식을 전해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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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을 중단한 이유는 건강 악화, 공황 증상, 번아웃 증상 등으로 크게 세 가지였다.

원지는 "오랫동안 혼자 여행하며 불규칙한 생활(식습관, 수면습관 포함)을 지속하다보니 건강에 무리가 오기 시작한 것 같다. 실제로 올 1월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계속 이렇게 지내면 돌이킬 수 없게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들어 너무나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고 계시는데, 제가 워낙 폐쇄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내향적인 사람이다보니, 감사한 마음이 듦과 동시에 일종의 중압감도 같이 느끼고 있다"며 공황 증상을 언급했고, "유튜브를 전적으로 혼자 운영하면서 체력적, 정신적으로도 한계가 온 것 같다"며 번아웃 증상도 느끼고 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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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웹툰작가 출신 220만 유튜버 침착맨(이말년) 역시 번아웃으로 인해 당분간 개인방송을 쉬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 3월 침착맨은 공식 팬 커뮤니티를 통해 "육체적으로 지치는 건 아닌데 뭔가 정신적으로 오락가락하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라며 "어느 글의 댓글로 쓴 내용이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요즘 제 행동에 대한 반응이 예상이 안되고 있습니다. 예전엔 대략 제가 생각한 반응과 실제 반응이 비슷했는데요. 언젠가부터 다르더라고요"라며 방송을 하면서 느낀 고충을 토로했다.

또한 침착맨은 "번아웃이냐 아니냐. 이 상황이 번아웃인지 아닌지는 제가 전문정신과 의사선생님이 아니기에 잘 모르겠지만, 감정의 영점이 잡히지 않는 게 번아웃의 증상 중 하나라면 번아웃이 맞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후 침착맨의 절친 주호민도 "제가 방송활동을 줄이고 주부로 지내보고 싶어서 이렇게 휴방 공지를 내게 됐다"며 "기한은 잘 모르겠다. 주부가 적성에 맞으면 생각보다 오래 할 수도 있고 너무 재밌는 이야기가 떠올라 근질거리면 방송을 켤 수도 있다"며 개인방송을 중단하겠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유명해지면서 감추고 싶었던 치부가 드러나는 케이스도 있다.

올초 구독자가 80만명이 넘는 잘나가던 운동 유튜버 '지기TV'는 음주운전을 저질렀고,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 앞으로 활동을 중단하겠다"며 모든 콘텐츠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5%로 면허 정지 수치였다고.

20대부터 과일가게를 시작해 30대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그는 성실한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고, 웹 예능 '가짜사나이2'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다. 그러나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모든 것을 잃은 셈이다.

동시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거진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해서는 "살면서 악감정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누구를 괴롭히면서 협박이나 돈 뺏고 이런 행동은 해본 적이 없다"며 사실무근임을 주장했다.

뷰티 크리에이터 프리지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에 등장해 인기를 끌었지만, 유튜브와 SNS를 통해 공개한 명품 중 가품이 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구독자가 폭락했다.

이후 프리지아는 직접 사과와 함께 자숙을 하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고, 자숙 기간에는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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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 경제 유튜버 '슈카월드'의 슈카는 유튜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슈카는 지난 2020년 6월 "유튜브라는 게 계속 밟아줘야 한다. 구글의 알고리즘한테 '나는 이틀에 한번 올려요'라고 보고가 돼 있다. 2일에 1번 올리다가 3일에 1번, 4일에 1번 올라면 경고가 날아온다"며 "CPM(조회수 천회당 벌어들이는 광고수익)가 내려간다든지, 아예 예상 수익이 갑자기 말도 안되게 드라마틱하게 날아가는 등 경고가 온다. 받는 사람들은 몸으로 바로 느낀다. 본인 돈이고, 수치로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밟으라고 하면 쉴 수가 없다"며 번아웃이 오기 쉬운 구조라고 했다.

슈카는 최근에도 "번아웃 조심해야한다. 개인적으로 제 일정 정도면, 저는 둔감한 편인데 예민하신 분들은 번아웃이 거의 (왔을 것)"이라며 "매일 뭔가를 올려야하는, 게다가 눈치도 봐야돼. 자료를 만드는 그 시간이 힘드는 게 아니라, 만들기 전에 '주제를 잘 뽑을 수 있을까', '재밌는 주제가 있을까', 시간이 없을 때는 마음이 급하다"고 설명했다.

슈카와 일하는 직원은 "침착맨 님이 기안84 방송에 나가서 번아웃을 고백했다. 기안84님이 영상 수를 줄이라고 했는데, 침착맨 님이 '그렇게 못한다. 시험삼아 영상을 줄였더니 조회수가 빠진다'고 하더다. 침착맨 님도 멈출 수가 없는 것"이라며 "예전에 슈카님이 '유튜브는 가만히 있으면 뒤로가는 런닝머신'이라고 했다"며 유튜버의 고충을 이해했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유튜버'라는 매력적인 직업에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일부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그 세계에 깊이 들어갈수록 결코 쉬운 성공은 없을 뿐더러, 남모를 고충과 노력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 hsjssu@osen.co.kr

[사진] 샌드박스네트웍스, '지구마불 세계여행' 제공, '튀르키예즈' '슈카월드' 방송화면 캡처, 원지의하루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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