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등 현지 언론은 11일(한국시간) WNBA 사무국의 성명을 인용, 그라이너와 소속팀 피닉스 선수단이 댈러스 공항에서 원정 이동 도중 일부 ‘선동가’들에게 공격을 당했다고 전했다.
피닉스는 전날 댈러스 윙스와 하루 뒤 열리는 인디애나 피버와 원정경기를 위해 이동중이었다.
브리트니 그라이너가 원정 이동 도중 불쾌한 일을 경험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WNBA 사무국은 “브리트니 그라이너를 비롯한 모든 WNBA 선수들의 안전은 우리가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것”이라며 이 선동가들의 행동이 “부적절했고 불운했다”고 규탄했다.
이 ‘선동가’의 정체는 알렉스 스테인이라는 이름의 우익 유튜버.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라이너와 충돌한 상황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그는 공항 복도로 보이는 곳에서 그라이너에게 ‘여전히 미국을 보이콧하기를 원하는가’ ‘그녀는 미국을 싫어한다’ 등을 외쳤다.
정치적 신념에 의한, 혹은 조회수를 위한 행동이었고 당하는 입장에서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피닉스 선수 브리아나 터너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따라다니며 거친 말들을 쏟아내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과도한 괴롭힘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몰라 구석에 모여 있어야했다. 우리는 더 나은 대접을 요구한다”는 글을 남겼다.
그라이너는 지난해 3월 러시아에서 공항 보안 검색 도중 대마초 농축액이 적발돼 러시아 당국에 억류됐고 징역까지 살았다. 미국 정부의 노력 끝에 같은해 12월 석방됐고 이후 원소속팀 피닉스에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라이너는 시즌을 앞두고 리그 사무국에 안전상의 이유로 전세기 사용을 허가해줄 것을 요구했고, 사무국은 원정 이동시 선수가 전세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이번 이동은 일반 항공기로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사달이 난 것. 이번 사건은 그가 왜 이같은 요구를 했는지 그 이유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리그 사무국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WNBA는 머큐리 구단, 선수측 관계자들과 함께 전세기 이용과 보안 인력 강화 등이 포함된 원정 이동시 안전 보장을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선수들의 안전을 위한 가장 높은 기준을 추구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1997년 창설된 WNBA는 다른 남성 프로스포츠와 달리 전세기가 아닌 일반 항공편을 통해 원정 이동을 해왔다. 리그 사무국은 ‘경쟁의 이점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들어 구단이 개별적으로 전세기를 운영하는 것을 금지해왔다.
이번 시즌부터는 플레이오프, 그리고 정규시즌중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는 경우에만 전세기 이용을 허용했다.
WNBA 선수노조는 이번 사건을 ‘계산된 도발’이라 규정하며 전세기 이용이 “경쟁의 이점의 문제가 아님이 명확해졌다”고 주장했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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