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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美국무, 걸프국 장관들에 "美·中 양자택일 강요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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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외교 "美·中 관계, 제로섬 게임 아냐"

뉴스1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걸프 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을 하고 있다. 2023.6.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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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최근 중동 지역에서 중국의 입김이 강해지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미국은 중동 지역 국가들에 미·중 양자택일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과 중국 중 누구에게도 선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매우 분명히 했다"며 "우리는 단순히 파트너십의 이점과 우리가 가져올 긍정적인 의제를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GCC의 핵심 국가인 사우디는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미국과의 관계도 여전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중국과의) 협력 관계는 우리와 중국에 상당한 혜택을 줬고, 앞으로도 협력이 커질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미국과 강력한 안보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사우디에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며 "우리 모두는 여러 동맹국과 여러 계약을 맺을 수 있으며 미국도 이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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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9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GCC(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참석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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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난 30년 동안 중동에서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중동 지역과의 교역량을 늘림과 동시에 외교 분야에서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중국이 중동에서 미국의 자리를 노린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중국은 미국과 중동 간 관계가 소원해진 틈을 비집고 중동에서 저변을 넓혀 왔다. 2018년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지목된 이후 미국과 사우디 관계는 급격히 냉각된 바 있다.

앞서 중동의 역내 라이벌인 이란과 사우디는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7년 만에 관계를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또 사우디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의 부분 회원 자격을 얻으며 중국과의 스킨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한 미국이 지난 20년 동안 석유 및 가스 생산을 늘려 사실상 에너지 자립을 실현하며 중동 지역과의 무역액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과 GCC 국가 간 양자 교역액은 지난 2021년 2480억 달러(약 322조4000억원)로 미국과의 교역량보다 4배 많다. 2000년부터 2021년 사이 중동-중국 간 무역액은 152억 달러(약 20조원)에서 2840억 달러로 폭증했으나, 같은 기간 중동-미국 간 무역액은 634억 달러(약 82조원)에서 984억 달러(약 128조원)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블링컨 장관과 파이살 장관의 말처럼 중동이 단일 강국의 영향력 하에만 있는 것이 아닌 다극 현실에 발맞춰 변화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후세인 이비시 박사는 뉴욕타임스(NYT)에 "미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다극 현실에서 관계의 전환을 관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제 이들의 관계는 미국이 일부 유럽 국가들과 관계를 맺는 방식과 비슷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 협력이 양국 관계의 핵심이고 양측이 안보 협력을 유지하지만, 사우디는 권력이 분산되고 있고 미국은 전 세계에서 중요한 행위자가 되기 위해 선택적인 전투에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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