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라미란/ 사진제공=씨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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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극본 배세영/연출 심나연)이 지난 8일, 14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드라마다.
배우 라미란은 극 중 돼지농장 사장이자 강호의 엄마 영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아들 강호가 태어나기도 전에 남편이 자살로 위장된 채 살해당했고, 유일한 아들 강호 역시 복수를 하던 도중 전신마비와 정신장애를 얻게 되는 안타까운 영순의 삶을 입체감 있게 그려냈다는 평이다. 특히 영순이 위암 4기 판정을 받으면서부터는 시한부 환자의 삶까지 애절하게 표현해내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8일 종영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난 라미란은 이런 '나쁜엄마' 속 영순을 연기하기 위해 중점을 둔 부분과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라미란은 이도현과의 모자 케미스트리와 '나쁜엄마' 속 애절했던 영순의 삶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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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소감을 밝힌다면.
▶수목드라마인데 시청률이 잘 나오는 편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조금 아쉬운 것 같다. 16회까지 했으면 좋았을 텐데, 깔끔하게 (14회로) 끝내는 걸로 했다. 아쉬울 때 끝내는 것 같아서 되게 좋았다. 3월 초에 촬영을 마치고 방송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매번 본방 챙기면서 여기까지 왔다. 저는 시청자 모드여서 제가 찍어놓은 걸 보고 제가 울었다. 제가 못봤던 송우벽(최무성 분), 오태수(정웅인 분)를 보고 어우 저렇게 하면 욕 많이 먹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깨알재미 찾아보는 것도 너무 재밌더라. 삼식이가 안 보는 동안 저렇게 활약을 했네 싶더라.
-영순은 역대급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평인 많은데, 어떻게 생각했나.
▶다들 팔자 사나운 년이다, 팔자가 더럽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이야기를 잘 마무리한다. 물론 힘듦도 많고 부침도 많았지만 많은 걸 깨닫고 마무리한다. 계속 나온 '나는 행복합니다' 노래가 옛날 노래다. 불러야 하니깐 계속 듣다 보니깐 혼자 콧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 노랫말처럼 행복하게 된 것 같다. 저는 되게 이 결말에 대해서 만족한다. 끝까지 작가님이 최루탄을 뿌리셨다. 마지막 인사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행복하게 대사를 하고 싶더라. 배우로서도 그렇고 영순으로서도 그런데 치트키가 있다. 정씨와 박씨 형님들, 이장님, 누구누구 얘기하면서 와르르 무너져서 그렇게 못했다. 매번 좀 툭툭 거리던 사람이 그러니깐 더 그랬던 것 같다.
-억척 같은 돼지농장 사장에다가 아들에게는 모진 캐릭터다 보니 어떻게 표현하려 했나.
▶계속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다잡고 했던 것 같다. 강호한테 그렇게 했듯이. '힘이 없어서 당하면 안 돼'라는 것에 잠식되어 있다 보니깐 가혹하게 아이에게 공부를 종용한다. 이후에 아들이 검사가 되면서 영순은 쪼그라들어 있다. 집에 있는 걸 알아도 '바빠서 그럴거야'라고 하는 게 우리네 엄마들 같았다. 이 아이를 살려야 되고 일으켜 세워야 되고, 아픈 걸 알았을 때는 그게 정말 더 크게 올라온다. 너무 극단적으로 밥을 안 준다거나 물에 빠뜨리고 하니깐 댓글에서는 '진영순 또 급발진한다'라고 다들 그러시더라.(웃음) 저는 연기하면서 충분히 동기화가 돼 있었다. 나쁘다거나 과하다고 생각도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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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엄마'에서 인상 깊었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9회를 보면서 작가님 대단하시다고 생각했다. 강호의 일기장 내용으로 한 회를 다 채운다. 대본을 보고 정말 놀랐다. 과감한 건가, 용감한 건가 싶었다. 그런데 이 아이의 속을 들여다 봐야지만 수많은 복선들의 퍼즐을 맞춰야 했다. '그래 좋아, 가보는 거야'라는 마음으로 갔던 것 같다.
-이 작품에 많은 시청자들이 매력을 느낀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저는 눈물을 흘린다는 것 자체도 사실은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하는데 감동 보다는 시청자 분들의 카타르시스 효과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들도 마찬가지지만 인간이 감화가 돼서 눈물을 흘린다는 것 자체가 울고나면 개운해진다. 그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어서, 사실 찍으면서 조절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많이 조절을 했는데도 안 되는 부분이 많았다. 시청자 분들도 그러고 나서 해소가 되는 부분에 공감해주신 것 아닐까 싶었다. 많이 힘든만큼 좋아졌을 때 짜릿함이 큰 것 같다.
-국민엄마라는 수식어가 생기기도 했는데.
▶저는 국민엄마. 수식어를 안 달고 싶다. 왜냐면 다른 걸 해야 한다. 물론 인상깊게 봐주셨다는 부분이 감사했다. 여전히 쌍문동 치타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다. 인상깊게 남으셨던 건 감사하다. 근데 저는 그걸 깨부숴야 하는 입장이다. 견고해지면 조금 더 힘들다.
-처음에 작품이 이런 스타일인 줄 알았나.
▶처음에 대본이 8부가 나와서 읽었다. 이렇게 책이 많이 나온 드라마도 처음이었다. 많아야 4부 정도로 시작하는데, 작가님이 원래는 영화로 만들려고 하셨다가 3년 정도 걸쳐서 드라마로 바꾼 거라고 하시더라. 영화의 엔딩은 다르기는 한데 드라마로 풀리면서 바뀌었다. 오래 전부터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읽었는데 진짜 한 번에 다 읽었다. 대본 시작하면서 '여기 낚시 맛집이네' '입질이 좋네' 싶었다. 또 읽으면서 오열하다가 읽었다. 다른 그런 생각없이 너무 재밌다,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남이 한다 그럴까봐 빨리 답을 드렸다. 처음에 걱정은 됐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어울릴까. 시청자들이 코믹스러운 이미지에 선입견이 있으니깐 나는 진지한데 웃으면 어떡하지 싶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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