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약세... 미국, 중국산 수입 감소 탓도"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컨테이너에 담긴 수출품이 크레인으로 분주히 옮겨지고 있다. 칭다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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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국의 수출 금액이 전년 같은 달 대비 7.5% 급감하면서 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에다, '미국의 중국 견제' 영향도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중국 수출액은 2,835억 달러로 1년 전보다 7.5%나 줄어들었다. 앞서 로이터통신이 내놓은 시장 전망치(-0.4%)보다도 훨씬 악화한 성적표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3월 들어 14.8% 급증하며 반등세를 보였다. 4월엔 전달보다 반토막이 나긴 했어도 8.5% 증가했는데, 결국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중국의 5월 수입액도 전년 대비 4.5% 감소한 2,177억 달러로 나타났다. 수입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 중이다. 이로써 5월 무역수지는 658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월 902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수출 급감에 대해 "글로벌 수요 약세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확연해진 인플레이션과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 흐름에 따라, 중국 상품 수요의 위축이 5월 수출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모닝포스트는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를 인용해 "(중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인) 많은 선진국 경제에 아직 최악의 상황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은 올해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중국 견제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1~5월 중국의 국가별 누적 무역 규모를 보면, 아세안(ASEAN)과의 총 무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고, 유럽연합(EU)과는 3.6% 늘어났다. 반면 중국의 세 번째 교역 상대국인 미국과의 무역액은 5.5% 감소했다. 미국 컨설팅 기업 커니는 최근 미국 무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커닝 리쇼어링 지수'를 인용, "지난해 50.7%에 달했던 미국의 '아시아 국가(한국·일본 제외) 수입 제품 중 중국산 비율'이 올해 말까지 50% 이하로 떨어질 게 확실하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즈웨이장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 부진은 세계 경제 둔화로 내수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며 "하반기에는 글로벌 수요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중국 정부가 느낄 내수 부양 압박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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