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물시장서 밀 가격 전일比 4% 급등…옥수수도 2%↑
우크라 "피해면적 42만㏊… 2~3년간 관개 농업 불가"
"강세장 시작에 불과할수도"…식량안보 위기 재확산
우크라 Vs 러 서로 상대방 탓…美 "아직 배후 몰라"
미국 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스가 카호우카 댐 붕괴 전인 5월 15일(위)과 붕괴 이후인 6월 6일 같은 지역을 촬영한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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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시카고선물거래소(CME)에서 밀 가격은 개장 직후 전거래일대비 약 4% 급등, 3주 만에 최고가인 부셸(27.2kg)당 6.48달러까지 치솟았다. 옥수수 가격도 이날 부셸당 6.09달러로 전일대비 2%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카호우카 댐 붕괴로 42만헥타르(약 4200㎢)에 달하는 헤르손주 농지에서 앞으로 2~3년 동안 관개 농업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전 세계적인 식량 안보 우려가 다시 불거진 영향이다. 42만헥타르는 한국 전체 농지 면적 156만 5000헥타르(2020년 기준)의 약 27%에 해당하는 규모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선 댐 붕괴에 따른 홍수 피해와 더불어 댐 기계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농지가 오염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 크레딧에그리꼴 은행에 따르면 헤르손·미콜라이프·자포리자 등 3개 주가 카호우카 댐 붕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지역의 농업 생산량은 우크라이나 전체 농업 생산량의 12%를 차지하며, 댐 붕괴로 140만에이커(약 5700㎢)에 물을 공급하는 31개 관개 시스템이 작동을 멈췄다고 WSJ은 전했다. 닛케이는 이번에 피해를 입은 농지가 생산량을 회복하려면 10년이 걸린다는 관측뿐 아니라 관개 시스템 피해액이 총 100억달러(약 13조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고 전했다.
국제 곡물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흑해 곡물 수출협정에 힘입어 올해 하락 추세를 지속했다. 특히 밀 가격은 지난달 말 2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카호우카 댐 붕괴로 곡물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18~2020년 우크라이나는 밀(9%), 옥수수(14%), 보리(10%), 해바라기유(43%) 등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남부 곡창지대와 맞닿아 있는 크림반도의 농지도 카호우카 댐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러시아의 곡물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외신들은 예측했다. 러시아 역시 2018~2020년 밀 20%, 보리 14%, 해바라기유 20% 등 주요 곡물 수출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흑해 농업 연구회사인 소브에콘(SovEcon)의 안드레이 시조프는 이날 밀 가격 급등을 언급하며 “강세장의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댐 붕괴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아직 배후를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들이 내부 폭파 가능성, 즉 러시아의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카호우카 댐 붕괴로 가장 이득을 본 국가는 러시아”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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