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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5G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에도 알뜰폰 사업자들 시큰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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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에 이어 KT·SKT도 도매제공 예정
알뜰폰 1300만 시대에도 5G 비중 1% 불과
"수익성 낮은 5G 요금제…큰 변화 없을 것"


비즈워치

알뜰폰 가입자 수 추이/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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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에 이어 KT와 SK텔레콤도 5세대(5G)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을 준비하고 있지만 정작 알뜰폰업계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이번 중간요금제 도입이 이용자 증가에 딱히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롱텀에볼루션(LTE)보다 비싼 도매대가도 알뜰폰업계가 5G 요금제 출시에 소극적인 이유다. 이에 알뜰폰업계는 도매대가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도매대가를 낮추면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르면 다음달 알뜰폰 사업자에게 신규 5G 요금제를 도매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의무제공사업자인 만큼 정부와 협의가 끝나야 한다"며 "도매제공 시기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달부터 5G 중간요금제 △50기가바이트(GB) △80GB △95GB △125GB 등 4종을 알뜰폰 업체 10곳에 도매제공하고 있다.

KT도 이달 23일부터 5G 중간요금제를 알뜰폰 업체에 신규 5G 중간요금제를 도매제공할 예정이다. KT망을 활용하는 일부 알뜰폰 사업자 역시 이에 맞춰 이달 말쯤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업계는 일단 소비자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5G 중간요금제 도매제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알뜰폰 이용자가 지난 1월 1300만명을 넘어섰지만 5G 이용자 비중은 1%(3월 기준, 1.6%) 수준에 불과하다. 가격에 민감한 알뜰폰 이용자 특성상 비싼 5G 요금제를 이용하기보다는 LTE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LTE보다 높은 도매대가도 걸림돌이다. 통신3사가 책정한 LTE 도매대가는 원래 가격의 40~50% 정도이지만 5G의 경우 60% 수준에 달한다. 알뜰폰 이용자 대부분이 LTE 요금제를 찾는 상황에서 굳이 수익성이 낮은 5G 요금제를 팔 이유가 없다는 게 알뜰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알뜰폰 업계에서는 도매대가 인하나 시스템 변화 없이 5G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LTE 때도 그랬지만 이통사들이 새로운 영역으로 나올 때는 알뜰폰 사업자에 폐쇄적인 측면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패러다임이 한번씩 바뀔 때마다 일종의 지체 현상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TE의 경우 약정 기간이 끝날 때 가입자를 받기 시작해 2~3년이 지난 다음에야 가입자가 늘어났다"며 "5G 역시 약정은 끝나고 있지만 시장으로 진입하는 속도가 LTE보다 늦은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5G 도매대가 인하를 설득하고는 있지만 통신사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아직 5G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데다 도매대가를 낮추게 될 경우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 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이상을 제공하는 보편 요금제 출시 논의가 이뤄질 당시 알뜰폰 업계의 반대가 있었다"며 "이동통신사 요금제와 30% 정도 갭은 있어야 알뜰폰 업계가 생존할 수 있는데 이통사의 요금제가 너무 낮아지면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보편요금제의 수준을 결정할 때 알뜰폰 도매대가보다는 낮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삽입됐는데 이 말은 거꾸로 생각하면 도매대가를 낮추면 다른 요금도 내려야 한다는 것"이라며 "도매대가 자체가 요금 인하의 방어선 역할을 하기 때문에 통신사 입장에서 도매대가를 낮추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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