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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단 한 타석도 중요하니까요” 4타점 슬럼프 탈출 흐름에서 후배에게 타석 양보한 LG 캡틴의 품격[SS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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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트윈스 오지환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4회초 1사 2-3루 상황에서 키움 선발 요키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3. 6. 6.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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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윤세호기자]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하며 타격 슬럼프 탈출을 바라봤다. 마음 같아서는 마지막 타석도 소화하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칠 수 있었는데 그 순간 교체 출장을 준비하는 후배가 눈에 들어왔다. LG 베테랑 오지환(33)이 신인 송대현에게 한 타석을 선물하는 주장의 품격을 보였다.

오지환은 6일 고척 키움전에서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최근 타격 슬럼프로 인해 클린업에서 하위 타순으로 자리가 바뀌었지만 이날 반등 시작점을 찍었다.

4회초 무사 1, 2루에서 문보경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상황을 맞이 했고 긴 승부 끝에 요키시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5회초 2사 2, 3루에서는 요키시의 초구 커브를 공략해 다시 2타점 적시타. LG는 오지환의 적시타 두 방을 앞세워 경기 중반에 승기를 잡고 9-1로 승리했다.

경기 후 오지환은 “지난주 힘든 한 주를 보냈다. 선두를 달리고 있다가 3연패를 당하면서 좀 다운도 됐던 것 같다. 그래도 오늘부터 새로 한 주가 시작하니까 동료들에게 다른 마음으로 즐겁게 하자고 했고 연패를 끊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첫 번째 적시타 순간에 대해 “조금 긴장도 됐다. 그래도 경험이란 게 잘 통한 것 같다. 요키시 선수와 많이 상대해왔고 슬라이더를 던지는 데 파울이 됐지만 타이밍이 좋았다. 그래서 결국에는 속구 혹은 체인지업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체인지업이 타이밍에 딱 맞았다”고 돌아봤다.

두 번째 적시타에 대해서는 “요키시 선수가 체인지업에 맞았으니까 다음 타석에서는 완전히 다른 커브를 던질 것 같았다. 그런데 정말 초구 커브가 오더라. 그동안 여러 경험을 한 게 오늘 경기에서 잘 맞아떨어졌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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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오지환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5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키움 선발 요키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치고 베이스 러닝을 하고 있다. 3회초 2타점 적시타에 이어 오지환의 경기 멀티 히트로 4타점. 2023. 6. 6.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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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그는 “사실 첫 적시타가 나오기 전에 (문)보경이가 사인도 나오지 않았는데 번트를 댔다. 적시타를 치고 난 후 보경이가 ‘폭탄 돌려서 죄송합니다’고 하더라. 결과가 잘 나왔으니까 괜찮다”고 밝혔다.

자신만 생각했다면 다섯 번째 타석까지 소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지환은 경기 후반 교체 출장하는 송대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9회초 5번째 타석을 소화한 후 9회말 수비만 송대현이 나갈 수도 있는데 오지환은 송대현에게 9회초 타석에 들어갈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오지환은 “오늘 타격감이 좋아서 마지막 타석까지도 들어갈까 했다. 그런데 대현이가 들어가고 싶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린 선수들은 짧게라도 한 경기에 나가는 게 중요하다. 단 한 타석이라도 중요할 수 있다. 원래는 마지막에 대현이가 수비만 나가는 건데 대현이가 타격도 하고 싶다고 하더라. 그래서 코치님께 여쭤봐서 대현이가 한 타석 소화하도록 건의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의 건의로 송대현은 9회초 오지환 대타로 경기에 투입됐다. 9회초 타격과 9회말 수비를 두루 소화했다.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수비에서 임지열의 땅볼 타구를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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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수들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키움에 9-1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LG는 선발 켈리의 5이닝 1실점 호투와 오지환-오스틴의 맹타를 앞세워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2023. 6. 6.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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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오지환은 이날 희생플라이로 프로 데뷔 첫 타점을 기록한 김범석도 기특하게 바라봤다. 그는 “경기 전에 범석이가 몸을 풀면서 너무 긴장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첫 선발 출장 때 엄청 긴장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긴장감이 즐거움이 될 수 있다’고 해줬다. 하던대로 과감하게 스윙하라고 했는데 첫 타점을 올렸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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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김범석이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 4회초 1사 1-3루 상황에서 키움 선발 요키시를 상대로 1타점 희생플라이를 치고 있다. 김범석의 데뷔 첫 타점. 2023. 6. 6.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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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의 데뷔 첫 타점도 희생플라이였다. 그는 “정말 오래돼 신인 시절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데뷔전 장소와 첫 타점은 기억이 난다. 데뷔전은 목동구장이었고 첫 타점은 희생플라이였다”고 회상했다. 오지환은 1군 무대 두 번째 경기였던 2009년 9월 6일 잠실 두산전에서 희생플라이를 기록한 바 있다.

2009년부터 유독 다사다난한 14년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는 LG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최고 유격수, 그리고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는 오지환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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