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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이래경 임명 9시간 만에 자진 사퇴…지도부 부실 검증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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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경, 지난 대선서 이재명 공개 지지...계파 갈등 증폭 '불씨' 될 수도

앞서 혁신위원장 후보군 오른 인사들 상당수 고사...재인선 장기화 전망

세계일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래경 신임 혁신위원장(사진)이 임명 9시간 만에 낙마하면서 이재명 대표 리더십도 적지 않은 상처를 입게 됐다.

이 대표는 5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을 당 혁신기구 수장으로 임명했다고 직접 발표한 데 이어 당 쇄신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 안팎 추천을 통해 본인이 최종 결단한 인선이었으나 한나절 만에 이 위원장의 자진 사퇴로 ‘없던 일’이 되면서 지도부는 부실 검증 비판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권칠승 수석 대변인은 당 고위 전략회의 후 기자들에게 “사퇴 의사를 (이 대표가) 바로 수용해서 처리했다”며 ”이 대표가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 안팎의 임명 철회 요구는 이 대표의 발표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천안함 자폭’ 등 이 이시장이 과거에 했던 과격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면서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특히 천안함 자폭 발언은 여론 반발이라는 후폭풍이 불보듯 뻔하다는 점에서 인화성이 어느 사안보다 크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여기에 그가 지난 대선을 전후해 이 대표를 공개 지지한 사실까지 알려지자 비명(비이재명)계까지 가세했다.

비명계 일각에선 “친명(친이재명) 혁신위를 꾸리려는 것이냐”, “이재명 사당화하려는 속셈이냐”는 비난도 분출했다.

지도부는 그가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논란이 된 과거 발언 역시 “당 외부인으로서 한 말로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다”(권 수석 대변인)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더 확산했다.

설상가상 권 수석 대변인은 이 위원장의 천안함 자폭 발언과 관련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최원일 전 함장 관련 “무슨 낯짝으로 그런(이 위원장의 해촉) 얘기를 했나”라고 반문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스스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 쇄신 작업을 이끌 혁신위 출범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당 쇄신을 주제로 한 의원총회에서 전당대회 투명성과 민주성을 강화하는 정치혁신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혁신기구를 만들겠다고 결의했었다.

2021년 전대 ‘돈 봉투’ 의혹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 등 잇단 악재로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쇄신 목소리가 분출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기구 구성의 첫 단추인 위원장 후보군에 오른 인사들 상당수가 고사하면서 의총 결의 후 보름이 지나도록 구인난에 시달렸다는 후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렵게 모셔온 이 이사장이 부실 검증 논란과 함께 하루 만에 낙마하면서 위원장 인선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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