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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이래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임명 9시간 만에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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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자폭설 주장 등으로 논란

당내서도 “부적절” 철회 요구 빗발

이 “마녀사냥식 정쟁은 매우 유감”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신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69·사진)이 5일 인선 발표 9시간여 만에 사퇴했다. 천안함 자폭설, 대선 조작설 등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각종 음모론을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물러났다. 이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은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후 사의 표명문을 내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 민주당의 변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것에 일조하겠다는 일념으로 혁신기구의 책임을 어렵게 맡기로 했다”며 “그러나 사인이 지닌 판단과 의견이 마녀사냥식 정쟁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사회가 현재 처한 상황을 압축하는 사건이라는 것이 개인적 소견이지만 논란의 지속이 공당인 민주당에 부담이 되는 사안이기에 혁신기구의 책임자직을 스스로 사임하고자 한다”고 했다. 또 “이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민주당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 길을 인도할 적임자를 찾기를 바란다”며 “더불어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께 흔들림 없이 당과 함께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 “다시 찾아보겠다”지만…시작부터 빛바랜 ‘혁신’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이사장을 당 혁신기구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 이사장은 서울대를 나와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 발기인으로 참여해 초대 상임위원을 지냈고, 현재 주권자전국회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역할 등에 대한 것은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겠다”고 했다.

인선 발표 직후 이 이사장의 친이재명 행보와 SNS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 이사장은 이 대표가 2019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자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지난 2월 “보면 볼수록 이재명은 든든하고 윤석열은 불안하며, 알면 알수록 이재명은 박식하고 윤석열은 무식하며, 까면 깔수록 이재명은 깨끗하고 윤석열은 더럽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윤가’ ‘조폭 집단’으로 칭하며 대통령 퇴진을 촉구해왔다. 코로나19 미국 기원설, 천안함 자폭설,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대선 개입설 등 각종 음모론을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당내에서 공개적으로 임명을 철회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이사장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부족했던 부분은 부족했던 대로 반성도 하고 고쳐나갈 부분은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혁신위원장을 다시 인선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사임하시겠다고 해서 본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역량 있고 신망 있는 분들을 주변 의견을 참조해 잘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의견 수렴이 부족했던 것 아닌지’ ‘다음에도 외부 인사로 할 것인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탁지영·신주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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