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감사원 감사 거부’ 선관위에 총공세···휴일 긴급회의 열고 “노태악 사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비리를 규탄하기 위한 ‘원포인트 최고위원회의(최고위)’를 열었다. 여당 지도부는 일제히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를 비판하며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통상 일주일에 두 차례, 월요일과 목요일에 최고위를 열기에 일요일 최고위는 이례적이다. 이날 최고위는 전날 급하게 공지됐다. 김기현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다는 것을 늦게 알게 됐는데 그 상태로 주말이 됐다”면서 “6일이 빨간 날(휴일)인데 실질적으로 연휴가 지속하면서 선관위 이슈에 대해 국민들께서 관심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이라 긴급하게 말씀을 드리고자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채용 비리) 문제가 드러난 후 노태악 위원장이 보인 태도에는 도무지 중앙기관장의 엄정한 리더십을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노 위원장은 더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말고 사퇴로서 행동하는 책임을 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의 감사원 감사 거부에 대해 “고위직의 부도덕 비위, 불법 행위까지 모두 드러날까 조사받는 시늉만 보여주겠다는 행태만 보인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선관위와 ‘공생 관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관위와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면서 “선관위가 주요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편파적 해석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민주당의 부도덕이 당 대표부터 당 전반에 만연하니 이런 일은 손도 못 대고 결국 거리로 나가 괴담을 유포하며 선동 정치에 열을 올리는 것 아닌가”라고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은 전날 부산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선관위가 썩은 동아줄처럼 붙잡은 게 헌법 제 97조,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로 정했다는 것인데 선관위는 특수한 성격이긴 하지만 행정기관으로 봐야 한다”면서 “감사원법 24조에 따르면 ‘국회·법원 및 헌법재판소에 소속한 공무원은 (감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서 선관위는 제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노 위원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국민의 분노와 청년의 상처는 치유될 수 없고 (선관위의) 자정 능력 회복 방도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노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선관위가 헌법적 독립기관 타령을 하며 감사를 거부하겠다면 감사원법 제51조에 따른 형사처벌까지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감사원법 제51조는 이 법에 따른 감사를 받는 자로서 감사를 거부하거나 자료제출 요구에 따르지 아니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관위의 감사원 직무감찰 거부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거부하는 걸 보며 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됐고 현재 체제로서는 개선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사안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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