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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분유 훔친 미혼모에 분유 사준 경찰... “나도 돕겠다” 문의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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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3월 23일 강원 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소속 고탁민 경사가 마트에서 분유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강원경찰청


대형마트에서 갓난아기에게 줄 분유와 기저귀 등을 훔치다 붙잡힌 40대 미혼모 A씨에게 경찰이 분유를 선물했다는 사연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A씨를 돕고 싶다는 후원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사연이 알려진 2일 강원도 원주시 반곡관설 행정복지센터, 원주경찰서 등에는 A씨를 돕고 싶다는 개인과 단체의 연락이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하루 종일 후원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며 “지금까지 1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온라인상에서 A씨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도 “얼마나 생활고가 심했으면 아기 분유, 기저귀를 훔쳤을까? 마음이 짠하다” “아기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A씨를 돕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 달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원주시는 A씨를 도울 방법을 찾고 있지만 A씨가 다른 지역에 주소를 두고 있어 직접적인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월 23일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한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담은 뒤 계산하지 않고 마트를 빠져나가려다 보안요원에 적발됐다.

A씨는 과거 절도 혐의로 기소돼 두 차례 벌금형을 받았는데 이를 납부하지 않아 이미 수배선상에 오른 상태였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두 달된 신생아가 있는데 분유가 떨어져서 범행을 했다”며 “애 아빠는 도망갔다”고 말했다.

A씨는 생후 2개월짜리 갓난아기를 홀로 키우고 있었다.

이런 사연을 알게 된 원주경찰서 치악지구대 소속 고탁민(34) 경사는 마트에서 분유 한 통을 사와 A씨에게 건넸다. 고탁민 경사는 또 벌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는 지원 정책 등을 안내하는 등 A씨를 도왔다.

원주경찰서는 A씨를 지난 3월 말 절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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