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서 발언
1일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서 발언하는 라훌 간디 |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미국을 방문 중인 인도 야당 핵심 지도자인 라훌 간디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AFP통신은 1일(현지시간) 간디 인도국민회의(INC) 전 총재가 미국 워싱턴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이같이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간디 전 총재는 "나는 인도국민회의가 내년 총선에서 매우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도국민회의는 (내년 총선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면서 "셈을 해보라. 단결된 야권은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을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인도 사회를 양극화하고 분열시키고 있으며 인도의 제도적 기관들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디 총리와 BJP는 14억 인도 인구의 80%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를 중시함으로써 힌두 민족주의 성향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간디 전 총재는 BJP가 "인도가 말하도록 하고, 인도 사람들이 협상하도록 하는 제도적 구조"를 탄압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왔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AFP는 전했다.
지난달 30일 시작된 그의 10일 일정 방미는 모디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22일)을 앞두고 이뤄졌다.
앞서 간디 전 총재는 2019년 총선 유세에서 "어떻게 모든 도둑은 모디라는 성(姓)을 갖고 있느냐"고 발언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돼 지난 3월 2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해당 발언은 BJP를 이끄는 모디 총리와 은행 사기를 저지르고 도피 중이던 보석 재벌 니라브 모디 등을 싸잡아 겨냥한 것으로 간주됐다.
이 선고로 간디 전 총재는 현행법에 따라 연방하원 의원직을 잃었고 내년 총선에도 출마할 수 없게 됐다.
라훌 간디 자택 밖에서 시위하는 지지자들 |
그는 자신의 이런 처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간디 전 총재는 "사실 총선에 못 나가게 된 것은 이득"이라며 "이는 나 자신을 완전히 재정립하게 한다. 솔직히 말해 그들은 내게 선물을 줬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모른다"고 말했다.
INC는 영국 식민 지배 시기인 1885년 설립돼 인도 최대 사회단체이자 독립운동 단체로 활동해오다 1947년 독립 후 정당으로 변신, 70여년간 인도 정치를 주도해왔다. 하지만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의 딸인 인디라 간디 전 총리와 외손자 라지브 간디 전 총리가 각각 1984년, 1991년 암살당하고 외증손자인 라훌 간디가 2014년, 2019년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나섰다가 모디 총리에 완패하면서 위상이 크게 위축됐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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