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대비하고 이겨내야”
포털 사이트의 스포츠 뉴스에 댓글 기능이 사라지면서 이제 그 역할을 선수들의 개인 SNS의 DM(다이렉트 메시지)이 대신하고 있다. 이전엔 자신과 관련된 기사의 댓글란을 자신을 향한 악성댓글은 보지 않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SNS를 운영하면 자신을 향한 악성을 직접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선수들로선 팬들과의 소통을 위해,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위해 SNS를 운영하고 싶으면서도 악성DM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왼쪽),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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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강원도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에서 열린 2023 한국배구연맹(KOVO) 통합 워크샵의 하이트라이트는 해외우수지도자 초청 포럼이었다.
이번 포럼엔 이탈리아의 미들 블로커 출신의 안드레아 가르디니(58)와 아웃사이드 히터 로렌조 베르나르디(55)가 참석해 배구와 관련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둘은 15년 이상 이탈리아 국가대표를 지내며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과 다수의 FIVB(국제배구연맹) 주관 대회를 휩쓸었다. 이에 힘입어 FIVB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가르디니는 폴란드 남자 클럽팀만 10년 이상 맡아왔고, 베르나르디는 튀르키예와 이탈리아 등에서 클럽팀을 지도한 경력도 있다.
윤성호 SBS스포츠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두 이탈리아 레전드와 함께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과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 윤봉우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토론에 참여했다.
첫 주제였던 선수들의 컨디션 및 멘탈 관리법에 대해 토론을 나누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SNS 운영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가르디니 감독은 “선수들이 SNS를 많이 보는 것은 사실이다. 악성 댓글에 대해선 어떤 선수도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지도자의 역할은 선수들이 악성 댓글과 같은 문제에 대비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개인적인 비난이 아니다. 변할 수 있는 것은 변하면 된다. 악성댓글이 너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해주곤 한다. 선수들은 악성댓글의 존재를 인식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야 몸도 준비가 가능하다. 악성 댓글에 대해선 정면 돌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미들 블로커 출신의 안드레아 가르디니(왼쪽), 아웃사이드 히터 로렌조 베르나르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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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디 감독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우리가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듯, SNS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은 일종의 공인이다. SNS를 자기를 마케팅하는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면 악성 댓글도 그 일부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지도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김종민 감독은 “악성댓글은 통제할 수 없다. 미리 대비하라고 말해주고 있다. 그걸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면 하지말라고 충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상우 감독 역시 “선수들이 악성댓글을 안 봤으면 좋겠는데, 안 볼 수가 없지 않나. 최대한 다른 것에 집중하라는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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