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WBC 대표 선수 3명, 대회 기간 중 음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 비하인드]

유튜브 등에서 관련 사실 나오자

KBO “술 마신 선수 있다” 확인

해당 선수들 징계위 넘길지 검토

국내 프로야구 최정상급 투수를 비롯한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3월 일본에서 열렸던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본선 1라운드 기간에 개최 장소인 도쿄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를 대표해 국제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기에 온전히 집중하지 않았던 셈인 데다 대회 성적도 기대에 훨씬 못 미쳐 구설에 오르고 있다. 한국은 WBC 1라운드에서 조 3위로 탈락한 바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음주 의혹’이 불거진 30일 밤부터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 제보 등을 토대로 당시 대표팀 투수조에 속했던 일부 선수들에게서 “WBC 기간 중 주점에서 술을 마셨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대상자는 수도권 팀에서 뛰는 베테랑 투수 A와 A의 고교 후배이자 또 다른 수도권 팀 투수 B, 지방 구단 마무리 투수 C 등이다. 이들은 음주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일부 매체 보도처럼 한국에 중요했던 경기인 호주와 일본전 전날 술을 마신 건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음주 장소가 ‘룸살롱’이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서 뉴데일리와 유튜브 채널 세이엔터는 “WBC 대표 선수들이 도쿄 아카사카에 있는 술집을 찾았다. 첫 경기인 호주전 전날인 3월 8일 밤부터 경기 당일인 9일 오전 6시까지 술을 마셨고, 일본전 전날인 9일에도 술자리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후 KBO는 31일 허구연 총재와 류대환 사무총장 및 관련 부서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 회의를 열고, “선수들 경위서를 받는 등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한 후에 후속 대처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구단도 이날 구체적인 경위 파악에 나서 일부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해당 술집은 여종업원이 있긴 하지만 룸살롱 형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해당 선수들이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심의할 예정이다.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음주 관련 처벌 조항은 없으나 ‘대표팀 소집 기간에 국가대표로서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대목은 있다. 또 13조 3항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WBC 기간 중 음주가 한국 대표팀 선수들 컨디션 조절이나 경기력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추가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선수들이 팀 성적이 부진한데 여종업원이 있는 업소에서 술을 마셨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프로 정신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B조 1차전 경기서 전력상 한 수 아래로 봤던 호주(3월 9일 낮 12시)에 7대8로 졌고, 2차전 일본(3월 10일 오후 7시)엔 4대13으로 대패했다. 이후 체코와 중국을 이겨 2승 2패를 기록했으나 조 3위에 그치며 본선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2006년 초대 대회 3위,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을 했으나 2013년·2017년에 이어 이번까지 3연속 1라운드 탈락했다. 올해는 명예 회복을 다짐하며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일본 오사카에서 일본 프로야구팀과 연습 경기를 하는 등 대회 준비에 공을 들였으나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23 대회에선 일본이 미국을 꺾고 초대·2회 대회에 이어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멕시코가 3위를 했다.

[성진혁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