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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무죄' 학폭 의혹 벗은 이영하 "저를 돌아본 계기…믿고 기다려주셔서 감사"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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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영하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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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덕동=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고교 시절 학교폭력 혐의로 기소돼 무죄 판결을 받은 이영하(두산 베어스)가 소감을 전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31일 특수 폭행, 강요, 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정 부장판사는 "피해자(A씨)가 다른 야구부원들이 보는 가운데 괴롭힘을 당했다고 진술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에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 라면 갈취나 숙소, 자취방에서의 얼차려 등도 객관적인 증거로 확인되지 않아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가 있었다는 2016년 훈련 당시 이영하가 해당 장소에 있었을 가능성이 낮다. 피해자는 2015년 고덕야구장과 학교 웨이트장에서 피해가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이영하는 당시 일본으로 출국했다. 자취방도 해당 시기에 퇴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영하는 이로써 9월 21일 첫 공판 이후 이어져 온 학교폭력 의혹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재학 중이던 2015년 야구부 동기인 김대현(LG 트윈스)과 함께 1년 후배 A씨에게 학교 폭력을 저지른 혐의를 받아 특수 폭행 및 강요, 공갈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2월 인터넷 커뮤니티, 방송사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이영하, 김대현이 학교 폭력을 저질렀다고 고발했다.

이후 이영하, 김대현이 혐의를 부인하자 A씨는 스포츠윤리센터에 두 선수를 신고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 송치가 결정됐다.

군인 신분이었던 김대현은 지난 1월 10일 무죄 판결을 받은 것에 비해 이영하는 지난 9월말부터 꾸준히 법원을 오가며 6차례 공판에 출석했다. 이에 따라 이영하는 지난해 8월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마운드에 서지 못한 채 2022시즌을 마감했다.

공판에서 검찰은 "이영하가 2015년 8월부터 9월말까지 A씨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노래와 율동을 시키고, 이를 거부하면 머리를 박게 시켰다. 또한 2015년 9월과 10월에는 자취방에서 청소와 빨래를 시켰고, 그 해 1월과 2월 대만 전지훈련 기간 중 라면을 갈취할 것을 요구하고 머리 박기를 시켰다"고 혐의를 제기했다.

이영하는 해당 기간 청소년대표로 선발돼 A씨와 같은 공간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청소년대표팀은 2015년 8월 17일부터 25일까지 전북 군산에서 합숙 훈련을 하면서 연습 경기를 진행했고, 26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했다. 이영하는 그해 9월 7일까지 일본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취방에서 빨래 등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는 시점에는 자취방 관련 거래내역서를 제출하며 6월까지만 월세를 납부하고 그 이후에는 본가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대만 전지훈련 중에 일어났다는 라면 갈취와 가혹 행위 등에 대해서도 "라면이나 간식이 부족해서 가져간 적은 없었다. 마트에 가는 후배가 있다고 하면 가는 김에 부탁을 했었다"며 "집합은 시켰지만, 투수조 조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바라는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6차 공판 날 이영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으나, 이영하에게는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이 내려지게 됐다.

선고가 내려진 후 이영하는 "작년 시즌을 못 마치면서 팀에 미안한 마음도 컸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빨리 복귀하려면 재판에 성실히 임하면서도 사실을 잘 밝혀야겠다고 생각했다. 몸도 잘 만들어 놓은 상태라서 팀이 불러주신다면 언제든지 가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오늘부터도 열심히 운동하면서 지낼 생각"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실전감각 빼고는 다 괜찮다. 아무래도 시합을 못 나가니까 그동안 제가 고치지 못한 것들을 2군에서 훈련하면서 고쳤다. 2군 코칭스태프 분들이 많이 신경써 주셔서 잘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죄 선고가 내려진 후의 심정을 묻자 "다행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 일을 계기로 저를 많이 돌아본 것 같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해 "자기만의 고충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저도 조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케어해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 어쨌든 좋은 동생이었기 때문에 (무고나 손배소를 걸)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학교폭력 이슈들이 있었는데, 저도 정말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일들을 겪으면서 앞으로 어떻게 모범을 보이며 살아가야 할지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믿고 기다려 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 주변에 도와주시고 끝까지 믿어주신 팀 형들이나 동료들에게도 고맙다. 이런 일이 있을 때는 편견을 가지고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 그런 것 없이 믿어주셔서 고마웠고 힘이 됐었다.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 시즌 준비를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해야하는 것이 제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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