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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NC전을 앞둔 두산 이승엽 감독은 이날 NC 선발투수 테일러 와이드너에 대해 잘 모른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와이드너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던 선수로, KBO리그에서는 시범경기 2경기와 퓨처스리그 2경기 등판이 전부인 상태였다. 지난 3월 28일 시범경기 등판을 앞두고 갑자기 허리 디스크 신경증으로 두 달이나 자리를 비워야 했다.
그런데 NC는 와이드너의 교체를 고려하는 대신 두 달을 기다리기로 했다. 30일 경기 결과는 NC가 왜 와이드너를 기다려왔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부상 후 첫 1군 경기에서 6이닝 98구를 던졌고, 단 2피안타 1볼넷(4사구 2개)만 내주는 동안 탈삼진은 9개를 잡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로 압도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두산 타자들은 이 공에 맥을 못 췄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만이 와이드너를 상대로 안타를 기록했다.
자료가 없는 투수라서만은 아닐 것 같다. 와이드너는 30일 경기에서 과거 메이저리그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투구 패턴으로 타자를 상대했다. 미국에서는 직구 구사율이 60%를 넘는 투수였는데 KBO리그 데뷔전에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까지 3개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다. 98구 가운데 직구가 50구, 슬라이더가 28구, 체인지업이 20구였다.
특히 오른손 타자에게도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구사한 점이 돋보였다. 3회 허경민, 8회 안승한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던 지난해에는 오른손투수 상대로 체인지업을 던지는 빈도가 단 7.2%에 불과했다.
와이드너의 변신은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박세혁은 "캠프 때부터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이드너는 경기 후 "메이저리그에서도 변화구에 더 집중하려고 했었다. 지금 한국에 와서도 변화구를 어떤 카운트에서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변화구를 많이 사용하기 위해서 오늘 많이 던졌다"며 달라진 투구 패턴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두 달 만에 치른 데뷔전에 대해서는 "경기 전부터 긴장도 하고 기대감도 가졌다. 등판이 한 경기 밀리기는 했지만 첫 승을 거뒀고, 앞으로도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계속 오늘처럼 던지지는 못하더라도 늘 최선을 다하는 투수가 되는 것이 올 시즌의 목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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