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女모델 가슴팍에 뭐야?” 노출인 줄 알았던 드레스 알고보니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헤럴드경제

지난 26일(현지시각)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이란의 사형 제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올가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이란계 미국인 모델 마흘라가 자베리(33). [AFP=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제76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이란 출신 모델이 입고 나온 드레스가 화제를 모았다. 단순한 노출이나 모델의 미모 때문이 아닌, 특이한 디자인 덕분이다. 깊게 파인 넥라인을 장식한 교수형 매듭은 이란의 사형제도에 항의하기 위한 뜻으로 알려졌다.

미국 폭스뉴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마흘라가 자베리(33)가 영화제 주 행사장인 팔레 데 페스티벌에 올가미 모양의 넥라인을 두른 검정 롱 드레스를 입고 계단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드레스 뒷자락에는 'STOP EXECUTION'(사형을 중단하라)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자베리는 영화제 이후 인스타그램에 “이란 사람들에게 바친다”라는 제목과 함게 30초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자베리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목을 쓰다듬거나 눈을 감고 머리를 감싸 쥐고 있다. 이 영상은 10만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 중이다. 이란에서는 올해에만 200명 이상이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경제

지난 26일(현지시각) 제76회 칸 영화제에서 이란의 사형 제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올가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이란계 미국인 모델 마흘라가 자베리(33). [인스타그램]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란 사람들이 겪는 부당한 처형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끌기 위해 드레스를 입었다”며 “영화제에서는 정치적 발언이 금지돼 드레스 뒷면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올가미의 의미는 잘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자베리의 퍼포먼스를 둘러싼 의견은 엇갈렸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마이클 도란 선임연구원은 “자베리의 드레스는 이란의 잔인한 처형 문제를 상기시켰다”고 평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도 “올해에만 이란에서 200명 이상이 처형됐다. 정치에서 다수가 여성이었다면 더 이상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며 자베리의 행동을 높게 샀다.

반면 미국의 좌파 언론인 야샤르 알리는 이같은 행동을 그저 보여주기식 퍼포먼스라고 비판했다. 그는 “올가미 드레스를 입고 해당 영상을 찍는 것이 무고한 이란인들의 처형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어떠한 설명 없이 '사형을 중단하라'는 자막으로 영상을 끝내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acew@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