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협회장 체포 요구…경찰, 선수 입건·강경 대응
28일 경찰에 의해 끌려가는 인도 레슬링선수 비네시 포가트(가운데 갈색 셔츠)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에서 레슬링계 거물급 인사와 관련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논란 사태가 격화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민트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전날 2020년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바지랑 푸니아(남) 등 유명 레슬링 선수들이 수도 뉴델리에서 시위 도중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이날 개관식이 열린 새 연방의회 의사당을 향해 행진하다가 경찰에 붙들렸고 밤늦게 풀려났다.
경찰 관계자는 "선수들은 바리케이드를 파손했고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그들은 법을 어겼기 때문에 구금됐다"고 말했다.
델리 경찰 당국은 시위대 강제 해산에 이어 관련 선수들을 입건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번 가두 시위에는 푸니아를 비롯해 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비네시 포가트(여) 등 유명 레슬링 선수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인도레슬링협회장이자 여당 인도국민당(BJP) 의원인 브리지 부샨 싱을 체포할 것을 요구했다.
포가트는 적어도 10명 이상의 여자 선수가 싱과 일부 코치에 의해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자신에게 고백했다고 주장해왔다.
싱은 2011년부터 레슬링협회장을 맡았으며 3선에 성공, 인도 레슬링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그를 둘러싼 미투 사태가 불거졌고 인도 연방정부가 개입한 끝에 싱은 협회 행정 업무에서 손을 뗀 상태다.
다만, 싱은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싱이 여전히 체포되지 않자 레슬링 선수들은 지난달 하순부터 새 의사당 인근에 천막을 치고 촛불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야권은 경찰의 조치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마마타 바네르지 웨스트벵골주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델리 경찰이 포가트 등을 거칠게 다룬 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우리의 챔피언들이 이런 식으로 다뤄진다는 점이 수치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체포됐다가 풀려난 푸니아도 "정의를 얻어낼 때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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