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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원조 친노' 조기숙 "조국 내년 총선 출마? 민주당 전지역 참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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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아시아투데이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사진=조기숙 교수 페이스북



아시아투데이 박지은 기자 =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20년 이상 지지해 온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조 교수는 최근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라는 책을 발간해 화제를 모았다.

조 교수는 29일 KBS1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정당은 보통 3개의 기둥으로 받친다"며 "하나는 가치와 이념, 둘째는 민주적 의사결정, 세 번째는 비전에 맞는 핵심 정책"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정당(민주당)의 가치와 이념은 조국 사태부터 무너지기 시작해서 다 무너졌다고 보고, 민주적 의사결정은 그래도 버티고 있는데 이것도 반은 무너졌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민주당의 불행은 조국 전 장관의 임명과 일련의 사태로부터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조국 장관이 잘못해서 당한 게 아니라 언론과 검찰에 당했다는 생각으로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언론 개혁, 검찰 개혁을 빙자로 거의 검찰 말살, 언론 말살을 하겠다는 그런 정책을 들고 나오니 국민적 지지도 못 받고 민주당이 그 늪에서 계속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이라는 진단이다.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국 전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서는 "결국 조국 장관이 민주당으로 출마한다? 저는 당선이 가능할 지 좀 의문이지만 당선이 된다 하더라도 민주당은 다른 지역구에서 다 참패다. 이런 일을 할까? 저는 아직 조금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조국 일가의 외부 활동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조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조민 씨의 유튜브 활동 등) 개인의 자유니까 어쩔 수 없다"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태도가 국민들한테 혐오감을 주는 게 뭐냐면 '그렇게 어려움을 당했는데 아직 씩씩하구나, 말도 침착하게 잘하는 구나' 이런 칭찬과 격려는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너는 아무 잘못이 없다, 떳떳하다, 더 활동해라' 이러는 게 국민 정서랑 너무 거리가 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최근 수년째 다른 의견을 낸 의원들을 향한 강성 지지층의 욕설 문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26일 경북 안동·예천 지역위원회와 협력 협약식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입장을 저지 당하기도 했다. 조응천·김종민·이원욱·이상민·설훈 의원 등 비명계로 알려진 이들은 문자·페이스북 댓글, 포털 뉴스의 댓글 창에서 비난조의 메시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 교수는 '민주당에 민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절차상으로는 아직까지 지켜가면서 한다. 하지만 다른 의견을 수용하고 관용하는 문화는 거의 없어졌다"고 했다.

이어 "저만해도 이재명 대표를 위한 조언을, 고언을 하면 댓글 수백 개가 달린다. 주로 단어에 '개(dog)'가 안 들어가면 말이 안 되는 그런 거친 언어를 사용한다. 저는 사실 정치에 뜻이 없기 때문에 상관없이 계속 책을 쓴다. 하지만 권리당원으로부터 공천을 받아야 하는 국회의원들은 다른 말을 못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여러 의원들이 입을 닫게 되면서 한 목소리만 외부에 들리고, 국민들의 실망은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

조 교수는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점에 대해서도 "죄가 없는 사람을 수사하는 게 아니지 않냐. 국민의힘에서도 돈 봉투 돌린 분이 구속영장 떨어지니까 '방탄국회' 안 하겠다 그래서 검찰에 내주지 않았냐. 그런데 그분 가서 영장실질심사 받고 불구속 기소됐다. 구속영장이 꼭 통과되는 것도 아니고 법원에서 다 받아들여지는 것도 아니다. 거대 야당 대표를 누가 함부로 구속을 하겠느냐. 법원을 좀 믿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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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교수가 최근 발간한 저서 '어떻게 민주당은 무너지는가'



또 "너무 검찰 핑계 대는 건(...) 사실 김남국 의원이나 송영길 전 대표나 다 잘못한 건 사실이지 않냐. 그런데 검찰 핑계 대는 게 설득력이 없다. 이재명 대표만 해도 여론조사 보면 과반 이상이 정치 탄압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이재명 대표의 강성 팬덤으로 대표되는 '개딸' 문제가 지속된다면 민주당의 분당도 가능하다는 예상을 내놨다. 그는 "지금 반명(비명, 非이재명)들이 공천을 개딸 때문에 못 받는다? 그러면 민주당에 남아있겠느냐"며 "민주 진영뿐만 아니라 국민의힘까지 신당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이탈 세력과 국민의힘 이탈 세력이 합쳐서 대연정 신당을 만들면 폭발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이야기는 플랜B에 해당하는데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제3당은 늘 실패했지만, 이번엔 신당 만들면 폭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니 남 좋은 일 시키지 말고 그 안에 사람들 붙잡을 수 있도록 개혁하라, 이런 의미"라고 했다.

조 교수는 이재명 대표와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가장 비슷한 정치인이) 이재명 대표라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하는데, 겉으로 보면 인생 역정이라든지 대중과 쉬운 언어로 소통하고 카리스마 있는 점, 기득권에 도전하는 점은 닮은 점이 분명 있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혁신가이고 이재명 대표는 포퓰리스트에 가깝다"고 했다.

혁신가는 이성적이고 비판적 지지자를 갖고 있고, 제도 개혁을 통해 국가의 미래를 바꾸려고 한다. 반면 포퓰리스트는 무비판적, 비이성적 지지자를 갖고 있고, 미래를 위한 제도개혁이 아니라 자신의 친권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혁을 한다는 의미다. 조 교수는 포퓰리스트적 제도개혁의 대표적인 예로 대의원 폐지를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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