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천사” 편지와 사진이…카페 종업원 스토킹한 손님 벌금형

광주지법 청사 전경./조선DB

카페에서 일하는 여성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알아내 여성의 사진을 출력한 후 편지를 주는 등 스토킹을 저지른 3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8)씨에게 최근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하고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피해 여성 B씨의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021년 10월 말 B씨가 일하는 광주의 한 카페에 처음 방문했다. 이후 같은해 11월 11일과 지난해 2월 14일 다시 카페를 찾아가 B씨에게 과자와 초콜릿 등을 줬다.

지난해 4월에는 카페 인근에서 만난 B씨에게 “오랜만이다”라며 말을 걸었다. 당시 B씨는 “안녕하세요”라는 의례적 답변만 하고 다른 곳으로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해 6월 17일 아침에는 카페 밖에서 B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고, 당일 오후 3시 30분쯤 카페 밖으로 나온 B씨에게 서류 봉투를 건넸다. 이 봉투에는 B씨의 소셜미디어에 계정에 있는 B씨의 사진을 출력한 것과 편지가 들어있었다. 해당 편지에는 “나의 천사 ○○” 등 표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그간 피해자의 태도로 볼 때 싫어하는 줄 몰랐다. 호감 표현이 서툴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B씨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알아내 사진을 뽑은 점과 편지 내용이 일반적인 호감 표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B씨가 카페 밖에서 마주친 손님이 인사를 건넨 것에 예의상 “안녕하세요”라고 했을 뿐이라며 두 사람이 대화를 하거나 친밀감을 형성한 적도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호감을 표시했다가 거절당한 정도로만 인식할 뿐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A씨의 정신질환 증세가 영향을 준 점, 가족들이 A씨가 재범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돌보겠다고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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