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잃을 수 있어…계엄령 선포하고 북한처럼 살아야"
"우크라軍, 세계서 가장 강력해져…침공 역효과"
6일(현지시간) 와그너그룹의 최고 경영자(CEO)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남부 그라스노다르 지역의 고랴치클류치에 마련된 와그너 용병들의 공동묘지를 방문했다.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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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히려 우크라이나 군사력 강화에 기여하는 역효과를 낳았다며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출신 친러 정치전문가 콘스탄틴 돌고프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리는 러시아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부닥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군과 바그너그룹은 우크라이나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여 왔다.
결국 우크라이나군이 밀려나면서 사실상 러시아가 점령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러시아 측 피해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은 이에 "우리는 새로운 동원령을 발표하고 탄약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일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투입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몇 년 동안 북한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또 두바이에서 휴가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의 딸을 언급하며 전쟁 중에도 러시아의 부유층과 기득권이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가 대중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0일(현지시간) 점령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바그너 그룹의 깃발을 든 병사들 앞에서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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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대중과 기득권의 분단이 "군인들이 먼저 들고 일어나고 대중들도 따르면 1917년처럼 혁명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고진이 언급한 1917년은 2월과 10월 두 차례의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이 무너지고 소련이 탄생했던 해다.
이어 프리고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오히려 우크라이나 비무장화에 실패했다며 전쟁이 역효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크라이나 군대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 중 하나로 만들었다"며 "비유적으로 말하면 '특별군사작전' 초기에 (우크라이나군이) 전차 500대를 보유했다면 지금은 5000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프리고진이 이처럼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군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허위 정보나 비판을 할 경우 법적 처벌을 강화해 수많은 시민들이 기소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에 대한 이런 신랄한 비난에도 프리고진은 조국에 대한 사랑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은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또 프리고진은 지난 주말 바흐무트를 완전히 함락했다고 주장하며 오는 25일부터 바그너 병력을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6월1일부터는 재편성, 재장비, 추가 훈련을 거칠 때까지 바그너 전투원을 한 명도 최전방에 배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한편 프리고진은 교도소에서 동원한 약 5만 명의 수형자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약 1만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또 계약한 전투원 1만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부상자도 1만 명에 이른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측 전사자는 약 5만 명, 부상자는 약 5만~7만 명으로 추산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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