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방한…3시간30분간 협의
외교소식통 “마지노선 설명한 듯”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입장도 전달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 열린 한·중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양국간 대면 소통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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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지난 22일 방한한 외교부 아시아 담당 국장을 통해 대만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마지노선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밀착 행보를 강화해 온 윤석열 정부는 중국과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중국은 한국이 이 레드라인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지를 보면서 양국 관계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24일 “류진쑹(劉勁松)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담당국장)이 22일 한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더 나가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외교 채널 등을 통해 대만 문제 마지노선을 전달했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이어지자 대면 협의에서 재확인한 것이다. 3시간30분 동안 진행된 협의에서 이 문제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으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이익 중 핵심이자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9일 윤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힌 후 양국은 서로 상대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중 국장급 협의와 관련해 “중국의 핵심 관심사에 대해 엄정한 입장을 표명하고 그 외 사안에 대해 한국 측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발표했는데 중국의 ‘핵심 관심사’는 대만 문제다. 외교적으로 엄정한 입장은 항의 내지 문제 제기를 뜻한다.
이 소식통은 윤 대통령이 자유세계 연대를 내세워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데 대해 중국이 예민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대만에 대해서도 민주주의 동맹이라는 명분으로 무기 등 군사적 지원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번 국장급 협의를 양국간 긴밀한 소통 사례로 들고 있지만 중국은 앞으로 한·중관계는 한국에 달렸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전날 국장급 협의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중국과 전략대화 계획’ 발언 등으로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질문에 “한국 측은 현재 중·한관계 문제점이 어디 있는지 깊이 인식하고 엄숙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협의에서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한국 대응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중국은 “주변국과 충분하게 협상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한국의 시찰단 파견이 결정된 후에는 일본에 오염수 해양 방류 명분만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일본과 관계 개선에 공들여온 윤석열 정부가 시찰단 파견을 계기로 면죄부를 주면 안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중관계가 중요한 전환점에 놓인 만큼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소통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내 친한파, 한국 외교라인 내 지중파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크다.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 열린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양국 간 대면 소통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한·중 안보실장 채널 간의 회담은 2021년 12월 당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외교담당)이 중국 톈진에서 만난 것으로 마지막이다.
박진 장관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양국 안보실장 라인이 움직이고 않는다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비판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중국 정치국원 국무위원과의 채널도 가동될 것”이라고 답했지만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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