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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재] 연합뉴스 '천병혁의 야구세상'

[천병혁의 야구세상] '수비 뺑뺑이' 도는 강백호, 차라리 '투수 겸업'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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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강백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kt wiz의 간판스타 강백호(23)가 또 안이한 플레이로 구설에 올랐다.

강백호는 지난 18일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주자를 신경 쓰지 않는 '아리랑 송구'를 했다가 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후 강백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분출하고 있다.

앞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리머니 주루사'를 당하는 등 그동안 강백호가 수비나 주루에서 여러 차례 실수를 반복한 것에 대한 반감인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는 2018년 프로 데뷔 당시부터 타격과 피칭 두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재능을 보여 '야구천재'라고 불렸다.

kt도 '투타 겸업'을 고민했으나 당시 김진욱 감독은 프로에서도 곧바로 수준급인 타격 능력을 높이 평가해 타자에 전념할 것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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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 수비하는 강백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런데 문제는 수비였다.

강백호는 투수와 타자로는 최정상급 재능을 보유했으나 수비와 주루에 능한 선수는 아니었다.

서울고 시절에도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지 않을 때는 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kt는 그런 강백호에게 너무 많은 포지션을 맡기며 오히려 '수비 뺑뺑이'를 돌렸다.

강백호는 입단 후 올해까지 선발 출장한 604경기에서 5개 포지션을 소화했다.

1루수로 가장 많은 268경기에 출전했고 지명타자로 168경기, 우익수 96경기, 좌익수 68경기, 중견수로 4경기를 뛰었다.

게다가 강백호는 매년 주 포지션이 바뀌며 새로운 수비에 적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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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 수비하는 강백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첫해인 2018년에는 좌익수 68경기, 지명타자로 59경기에 출전했다.

2019년에는 우익수로 72경기, 지명타자로 39경기, 중견수로 4경기를 뛰었다.

2020년에는 1루수로 가장 많은 121경기(우익수 3경기, 지명타자 2경기)를 뛴 강백호는 2021년에도 1루에서 128경기(지명타자 8경기, 우익수 3경기)를 소화했다.

발가락 부상으로 경기 출장이 적었던 지난해에는 지명타자로 47경기, 1루수로 13경기에 나섰다.

올해는 강백호의 포지션이 또 바뀌었다.

강백호는 22일 현재 우익수로 17경기, 지명타자로 13경기, 1루수로 6경기에 출전했다.

수비를 잘 못한 탓에 여기저기 옮겨 다닌 이유도 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이강철 감독이나 팀이 강백호에게 수비에 대한 부담을 가중한 꼴이다.

KBO리그를 통틀어도 5개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는 찾기가 쉽지 않다.

수비 전문 선수도 아닌, 오히려 수비력이 떨어지는 강백호가 해마다 자리를 옮겨 다녔으니 적응하기가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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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야구대회에서 투수로 나선 강백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차라리 이럴 바엔 강백호가 재능을 보이는 '투수 겸업'을 시켜보면 어떨까.

예전에는 프로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는 것은 불가능으로 여겨졌지만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 의해 '금기(禁忌)'가 이미 무너졌다.

고교 시절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국가대표 투수로 출전했던 강백호는 2018년 올스타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최고시속 150㎞의 강속구를 뿌렸다.

2019년에는 시즌 막판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불펜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1볼넷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기도 했다.

강백호는 오타니처럼 굳이 최고의 선발투수가 아니어도 된다.

각 팀 마운드에는 '필승조'와 '추격조'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KBO리그 정상급 타격 능력을 지닌 강백호가 지명타자로만 나서기에는 아직 나이가 젊다.

그렇다고 안 되는 수비수로 여기저기 '뺑뺑이' 돌리느니, 본인이 좀 더 잘하는 투수로 기용하는 것도 해볼 만한 시도라고 여겨진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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