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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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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에서 대한항공이 얻은 것, 유망주들의 가능성과 내년을 향한 승부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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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마나마에서 14일 개막한 2023 아시아 남자 클럽배구선수권대회는 21일 일본 산토리 선버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프로팀으로는 처음으로 출전했던 한국 대표 대한항공은 7~8위 결정전에서 바양홍고르(몽골)에 3-0 완승을 거두며 7위로 대회를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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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통합우승 3연패에 빛나는 대한항공에게 7위란 순위는 실패로 비쳐질 수 있다. 다만 이번 대회에 대한항공은 완전체로 나서지 못했다. 팀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현역 최고의 세터 한선수를 비롯해 붙박이 주전 미들 블로커 김규민이 선수단과 동행했지만, 부상 재활 차원에서 경기엔 나서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도 국제이적동의서(ITC) 미발급으로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했다. 사실상 차포를 떼고 치른 셈이기에 7위란 순위를 마냥 실패로 볼 수는 없는 셈이다.

아시아 최강 클럽을 가리는 이번 대회에서 대한항공은 많은 것을 얻었다. 먼저 V리그에서 좀처럼 출전 시간을 갖지 못했던 유망주들을 맘껏 기용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했다. 공수에서 수준급 기량을 지녔음에도 신장(187cm)이 다소 아쉬워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많았던 아웃사이드 히터 이준을 비롯해 한선수, 유광우로 이어지는 최강 세터진에 가렸던 2년차 세터 정진혁, 부상으로 지난 시즌 제대로 뛰지 못했던 홍콩 출신 특별귀화 선수 진지위는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2005년생 팀의 막내인 리베로 강승일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프로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수확으로 임동혁과 이준을 꼽았다. 링컨에 가려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을 수행하던 임동혁은 이번 대회에서 주포로 맹활약했다. 틸리카이넨은 “임동혁은 상대가 누구건 상관없이 자신의 공격력을 유감없이 잘 보여줬고, 코트 안에서의 태도나 행동도 매우 좋았다”면서 “이준도 본인의 기량과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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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남자 클럽배구선수권은 매년 열리는 대회로, 내년에는 일본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2022~2023 V리그 챔피언인 대한항공은 원한다면 내년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내년 이 대회에서 풀 전력으로 참가해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8강 리그 맞대결(0-3패)을 마치고 “대한항공은 일본 리그에선 9~11위 전력”이라며 무례한 인터뷰를 남긴 산토리의 세계 최고 미들 블로커 드미트리 무셜스키(러시아)는 대한항공 선수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대회에 나서지 않은 한선수 대신 임시 주장으로 나선 곽승석은 7~8위 결정전을 마치고 무셜스키의 인터뷰에 대해 “우리가 풀 전력으로 상대한 것도 아닌데, 그런 인터뷰를 들으니 한국 배구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면서 “우리가 풀 전력으로 이 대회에 내년에 다시 참가한다면 최소 결승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다른 팀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머나먼 이국에서 8일간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자처한 대한항공 선수단은 한국 입국 후 다음달 26일까지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마나마에서 순위 이상의 많은 것을 얻은 대한항공이 다가올 2023~2024 V리그에서 전인미답의 통합우승 4연패를 이뤄낼 수 있을까. 이미 대한항공 선수단의 가슴은 뜨거워져있다.

마나마(바레인)=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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