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자 호 딴 명칭 안돼" vs "명칭 변경 군민 화합 오히려 저해"
변경·존치 놓고 군 여론 수렴…주민 여론 찬반 팽팽
일해공원 |
(합천=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고향 경남 합천에서 그의 호를 딴 '일해(日海) 공원' 명칭 변경을 두고 십여년째 논란이 일고 있다.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2004년 개원한 이 공원은 2007년 '일해공원'으로 변경하면서 16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 운동본부는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인 지난 18일 합천군 합천읍 일해공원 야외공연장에서 '공원 명칭 변경 촉구 대회'를 개최했다.
현장에는 5·18민주화운동 생존자와 유가족, 인근 거창·함양지역 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학살자 전두환 호를 딴 명칭을 영원히 사용할 수 없도록 시민이 나서 공원 명칭을 바꾸자"고 결의를 다졌다.
행사에는 표지석 철거를 촉구하는 스티커 부착 등도 진행됐다.
합천에서는 일해공원 명칭을 두고 존치와 변경이라는 상반되는 주장이 공회전만 반복하고 있다.
합천군은 여론을 수렴한다는 입장이지만 찬반 의견이 팽팽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2021년 도내 6개 지역 언론사가 공동 의뢰한 군민 여론조사에서는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명칭 존치 입장이 49.6%로 확인됐다.
변경은 40.1%, 잘 모름·기타는 10.3%로 나왔다.
합천에 거주하는 한 50대 군민은 "공식 명칭은 일해공원이지만 지역 내에서는 이미 생명의 숲이라고 부르며 2개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며 "전 전 대통령 과오를 떠나 명칭을 바꾸는 것은 군민 화합을 저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해공원 표지석에 '철거' 스티커 |
지난해 7월 열린 제397회 경남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도 명칭 변경을 놓고 여야 도의원 간 공방이 오갔다.
한상현(비례) 의원이 5분 자유발언에서 "5·18 사태의 주범 전두환의 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 변경은 시기적으로 가장 다급한 현안이다"고 주장했고, 합천이 지역구인 장진영 의원이 "굴곡의 역사도 우리의 것이다"고 발언했다.
지명 존치와 변경을 논의하는 합천군지명위원회는 지난해 1월 제2차 회의 개최 후 약 1년 4개월째 추가 위원회를 열지 않고 있다.
imag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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